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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묻지마’ 국제대회 유치, 그만할 때 됐다
16일간 즐긴 아시안게임, 부채는 15년 갚아야
- 기사입력2014-10-06 18: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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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지난 4일 밤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 기간 중 노정된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민들과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이 기울인 노력과 희생 덕분에 큰 탈 없이 대회가 치러졌다. 이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인천 하늘을 뜨겁게 밝히던 성화는 꺼졌다. 이제는 냉정하게 손익을 따져 볼 때다.
인천시와 조직위원회가 낸 자료에 의하면 이번 대회에는 운영비로 4823억원, 각종 시설비로 1조7224억원이 각각 들어갔다. 그런데 광고와 방송권 등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되는 최대 2000억원에 티켓 판매액 280억원을 합해도 수입은 23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운영비에서만 2500억원이상이 적자로 남을 판이다. 이나마 수입을 넉넉하게 잡은 것이라, 적자 규모는 커질 공산이 크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예산이 투입된 시설비 부분은 더 암울하다. 인천시는 이번 대회를 위해 49곳 중 무려 17곳을 신축하고 12곳을 보수했다. 여기서 생긴 빚은 2029년까지 해마다 1000억원이 넘게 갚아나가야 할 판이다. 멀쩡한 문학종합운동장을 두고 서구에 새로 4900억원짜리 주경기장을 지은 속내와 앞으로의 계산속이야 알 수 없으되, 이제 이 경기장은 853억원짜리 월미은하레일을 넘어서 새 ‘세금 먹는 하마’로 등극할 공산이 커졌다.
아시안게임을 열겠다며 인천시가 내놓은 자료는 생산유발효과 10조6175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4조4239억원, 고용유발효과 20만1000명을 각각 장담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다. 아시안게임과 같은 대규모 스포츠 행사는 ‘수익사업’이 아닌 ‘파급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여봤자 더 이상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다. 인천시민들이 추가로 짊어질 천문학적인 빚더미를 상쇄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었는지, 오로지 그것만 꼼꼼하게 살펴보고 공과를 물어야 할 일이다. 이헌령비헌령 손에 잡히지 않는 ‘생산유발효과’ 타령으로 눈앞의 표와 미래의 재정건전성을 맞바꾸는 정치꾼들과 이에 기대 잇속을 챙기는 협잡세력들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유치와 평가 기준을 만들고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기왕에 유치가 확정된 평창동계올림픽은 이를 시험운영할 훌륭한 기회가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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