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회피로 다시 불거진 낙하산 인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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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국감회피로 다시 불거진 낙하산 인사 논란 국정운영 정상화위해 부적절한 인사부터 임명 말아야

기사입력2014-10-26 16:22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정감사 때마다 그 자리를 회피하려 하는 재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했다. 재벌 총수 등의 증인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였는가 하면, 증인으로 채택된 재벌 총수 등이 국감일정 전후로 해외출장을 떠나 아예 불출석하는 사태가 속출하기도 했다. 가을만 되면 ‘경영구상 때문에 그렇다’는 변명 아닌 변명에 되레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만 받았다.

이번에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국감 도피성 출국이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 문제를 넘어 공인으로서의 자격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재벌 총수들처럼 증인도 아니고 참고인도 아닌 피감기관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김 총재는 지난 23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를 앞두고 21일 중국으로 떠났다. 국제적십자연맹 아태지역 회의 참석이 이유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총재 임명 당시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있었고 특히 적십자 회비를 내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어 그 수장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받아온 터라 ‘도피성 출국’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여야 할 것없이 국감불출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27일 국감에 참석하겠다고 통보했다지만 이미 피감기관장으로서의 자세는 아니었다는 질타가 쏟아져 나온다. 야당은 이를 계기로 낙하산·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다시한번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김 총재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다는 보도다. 현행법상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불출석하거나 증언을 거부할 경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동행명령에도 불출석하게 되면 ‘국회 모욕죄’가 추가돼 징역 5년 이하의 처벌이 내려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 메시지에 국민들은 낙하산 인사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쟈니윤씨를 임명한 데 이어, 보은인사 논란과 함께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국감조차 무시한 김 총재의 태도는 ‘원칙에 맞는 인사’를 기대한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낙하산 인사와 부적절한 인사 논란은 국정운영 정상화를 요원하게 만들 뿐이다. 애초부터 이런 논란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열심히 살아 온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