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고액체납자의 반사회적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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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되풀이되는 고액체납자의 반사회적 행태 세금 안내고 호화생활…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무시

기사입력2015-04-17 18:35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수십억원의 법인세를 체납한 A씨. 그는 부동산임대업을 하면서 세금은 내지 않고 고급빌라에 거주하며 고가의 외제승용차를 끌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 또 사회적 명망이 있는 고미술품 수집·감정가인 B씨는 미술품 등 고가의 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소유부동산을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등 고의적으로 체납처분을 회피했다. 뿐만 아니다. 국내 해운업체 사주인 C씨는 해외 유령회사 명의로 대형선박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수백억원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그 역시 서울 강남 소재 고가아파트에 살면서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호화롭게 생활하고 있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고액체납자의 백태다. 체납세금의 종류와 금액은 다를지언정 ‘서울 강남지역 소재 고가주택 거주, 값 비싼 외제자동차 그리고 골프 등 호화생활’은 매년 적발되는 고액체납자들의 그것과 다를바 없다. 국세청은 지난 한해 이들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조사를 벌여 총 1조4028억원의 세금을 징수하거나 확보했다. 이 가운데 현금징수액은 7276억원, 부동산 및 골동품 등 현물징수액은 6752억원이다. 체납세금 징수액은 전년보다 10%정도 줄었지만, 현금징수액은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다. 국세청은 올해 고액체납자를 상대로 한 재산 추적을 더욱 강화하고, 다음달부터는 체납자 재산은닉혐의 분석시스템도 가동한다고 했다.

이처럼 수억에서 수백억원까지 내야할 세금을 회피한 채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들을 보게되면 소위 말하는 자산가들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가를 느끼게 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부 부유층의 비뚤어진 이같은 행태로 우리 사회의 위화감은 더 커지고, 자칫 ‘부’에 대한 불신만 키우게 될까 우려스럽다. 우리 사회가 부유층에게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다시말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아니어도 이들 역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예의와 사회적 합의가 있다. 이를 부자라는 이유로 바꿔말해 부자라서 이를 피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외면해서는 안된다. 고액의 세금을 체납하면서 호화생활을 하는 것은 명백한 반사회적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