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 핀테크단체 언론플레이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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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진흙탕 싸움’ 핀테크단체 언론플레이 눈살 한국핀테크포럼 내홍…혁신 외치는 기업들 구악 답습해서야

기사입력2016-03-09 11:33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조직한 사단법인 ‘한국핀테크포럼’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포럼 이사회가 박소영 회장의 해임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갈등은 폭로전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장의 대외활동 내용을 수치로 환산해 차트로 만드는가 하면, 카카오톡 대화내용까지 갈무리해 언론에 배포하고 있다. 핀테크포럼 이사회는 최근 한 달 사이 다섯 번에 걸쳐 입장서, 성명서, 경고문 등을 보내왔다.

이사회들의 해임 이유는 이렇다.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정부에 업계의 목소리를 전해야 할 회장이 본인 홍보에만 몰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사회는 최근 6개월간 박 회장의 대외활동 내용을 분석해 이중 59%가 공식적인 채널을 거치지 않은 개인 활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박 회장이 지난 1년간 정기이사회를 한 번도 소집하지 않았으며, 이사회 승인 없이 인사권을 남용했고, 구두로 회원사를 모집한 뒤 회비도 받지 않아 재정을 부실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이사회의 해임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박 회장과 그를 지지하는 20여 업체들은 핀테크포럼 비상대책본부 이름으로 낸 성명서를 통해 “포럼 정관에 관한 법률 해석을 받은 결과 회장 해임권한은 회장을 선임한 총회가 보유하고 있으며 이사회는 해임권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포럼 홈페이지와 공용이메일 비밀번호를 변경한 사무국장에게는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엄포도 놓았다. 지난달 22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의 전횡을 비판하기도 했다.

해임을 주도한 이사회는 미래창조과학부에 핀테크포럼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조만간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핀테크 산업이 벌써부터 둘로 나뉘어 세력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주도한 한국핀테크협회까지 출범한 터다. 금융과 IT를 결합해 혁신을 하겠다는 핀테크기업들이 밥그릇싸움을 하며 구악을 답습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