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하면 좌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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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소상공인 지원하면 좌클릭? ‘무관심당’ 전락위기 한국당, 소상공인이라도 잡겠다는 심산

기사입력2017-02-22 20:0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새누리당에서 간판을 바꾼 자유한국당이 처음 찾은 곳은 소상공인연합회였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소상공인연합회와 정책간담회를 열고 같은 날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혁신정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22일 새누리당은 ‘기업의 김영란법’이라며 정경유착형 준조세 금지법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정책 ‘좌클릭’으로 등 돌린 민심을 얻자는 방편으로 보인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당사 바로 옆에 중소기업중앙회도 있고, 건너편에 전경련도 있지만 소상공인연합회를 처음 찾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좌 클릭’ 했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대기업 관련 정책보다 소상공인·골목상권 살리기 정책에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 했다.

그러나 전국 600만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보수냐, 진보냐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 비대위원장 발언이 가져야 할 정책 자체의 순수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벼랑끝에 몰린 600만 소상공인 생존의 문제는 좌우와 관계없이 정부가 부담해야만 하는 책무이자, 국가의 존재 목적이다.

전신인 새누리당은 정경유착·국정농단으로 국가를 최악의 혼란에 빠뜨려 놓은 장본인이다. 소상공인이 직면한 위기는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소상공인 생활터전인 골목상권까지 침범하면서 보여줬던 대기업의 탐욕스런 행태들은 기득권 세력의 지지와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이제 ‘무관심당’으로 전락할 것이 두려워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부분을 정책혁신을 통해 쇄신하겠다는 의지’라며 내놓은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달갑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에 대해 관심을 갖겠다는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관심끌기용·면피용이란 비판을 면하려면 국정농단사태를 초래한 ‘원죄’에 대해 먼저 진정 어린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이 ‘특검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태극기 집회’에서 쏟아낸 발언들을 보면 한국당의 쇄신은 헛구호처럼 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