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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메르스 이용 거짓마케팅, 자멸의 길이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사실관계 파악 가능…소비자 속일 생각 말아야
- 기사입력2015-06-14 1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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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에 소비심리 마저 얼어붙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기업경영의 일반원칙에 충실한 기업들은 벌써부터 메르스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메르스 공포를 이용해 소비자를 속이려는 마케팅도 발호해 소비자와 업계의 눈총을 사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공기청정기, 자외선 살균기, 휴대용 살균장치 등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메르스의 원인은 바이러스인데,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자칫 단지 살균만 되는 제품을 구입해 메르스 예방 용도로 이용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심지어 온도계나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판매하면서 “메르스 대비”나 “메르스 예방” 등의 문구로 광고하는 경우를 보면서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메르스 예방법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 밖에 없다며, 자사 제품이 면역력을 400% 높여준다고 광고한 사례도 있었다.
이미 공정위는 소비자원과 소비자단체,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메르스 관련 거짓·과장광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구제 방법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관련 사업자 등에 대해 거짓·과장광고를 자제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파급효과가 크거나 위법성이 명백한 사안은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설령 공정위가 제재하지 않더라도 이런 마케팅을 하는 것은 기업에게 이익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상식적인 경영자라면 손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거짓·과장광고로 일부 소비자를 속여 약간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인터넷을 이용해 지식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모든 소비자들을 속여 넘길 수는 없다. 소비자단체나 기관을 통한 피해구제로 넘어가는 편이 차라리 낫지, 소비자가 직접 기업에 소송이라도 건다면 일이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메르스를 마케팅에 이용할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마스크를 무료 배포한 천호식품의 예를 보자. 천호식품이 마스크를 배포한다는 결정은 1주일 전 다수의 언론에 보도됐다. 천호식품에 대한 호감을 표하는 댓글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유한킴벌리도 마스크를 지자체에 기증했다. 다수의 기업들이 선착순 마스크 증정 이벤트 등을 통해 메르스 상황을 건전하게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
깨끗하게 선한 마케팅은 파급력이 약하고 매출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건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지, 선한 마케팅 자체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천호식품이 불과 마스크 1만개를 무료 배포하는 비용 만으로 TV광고 수준의 효과를 누렸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마케팅을 한다면, 선한 마케팅이 거짓마케팅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발휘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르스 상황을 둘러싼 두 가지 기업들의 행태를 보면서 경영자로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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