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혹서기 근로자 보호대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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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혹한기 혹서기 근로자 보호대책 필요하다 방한·방서용품 제공 필수…생계위협 받게되면 별도 수당 지급도

기사입력2016-02-03 21:04

얼마전 5년만에 찾아 온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당시 한파로 인해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사망자가 10명이나 발생했고, 저체온증이나 동상 등의 한랭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도 309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는 야외작업장에서 일하다 한파에 노출된 사람도 포함돼 있다. 한파나 폭염 등의 급격한 날씨변화에 가장 영향을 받는 야외근로자들은 택배업이나 건설업, 건물관리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폭염이나 강추위 속에서 야외근무를 하다 사망했을 경우 업무상 재해 판정을 인정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보호대책은 미비하다. 자발적으로 야외업무를 줄이도록 권고하거나, 방한·방서용품 등을 지급할 뿐이다.

한국과 달리 몇몇 나라에서는 야외근로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야외근무 중 위기상황에 노출될 수 있는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날씨가 가장 덥다는 혹서기에 ‘야외근무 금지법’을 적용한다. 6월15일부터 9월15일까지는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대부분의 야외근무가 금지되고, 이 규정에서 제외되는 석유 및 가스업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와 긴급 보수유지 직원들을 고용하는 고용주는 직사광선의 피해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제공해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90만원에서 300만원의 벌금을 물거나 30일간의 영업정지, 사업장 영구폐쇄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중국에는 남방과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고온수당’이 있다. 2006년부터 산둥성에서는 6~9월 4개월동안 35도 이상의 작업환경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최고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에는 11시부터 16시까지의 실외작업이 중지된다. 베이징도 수당을 지급하고 실외작업을 금지시킨다. 이로인해 생활이 어려워질 경우 특별수당을 지급,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도 한파나 폭염 등 급격한 날씨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 방한·방서용품을 제대로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며, 한파·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작업중단으로인해 생계위협을 받게 된다면, 중국의 경우처럼 생계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