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고등학생이 바라본 부정적인 시선 안타깝다
대기업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중소기업 인식 바뀌지 않아
- 기사입력2016-09-24 16:33
박소라 기자 (sora@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21일부터 23일까지 열린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자’는 주제로 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UCC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한 작품은 올해 인기곡이었던 가수 10센치의 ‘봄이 좋냐?’를 개사한 ‘돈이 그렇게 좋냐?’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였다. 잔잔한 멜로디가 흐르고 학생들이 열연하면서 흥미는 더해갔지만, 가사 내용을 들여다 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주인공이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의 걱정 어린 시선에 반박하는 내용이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라는 원곡을 ‘돈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명예가 그렇게도 중요하디 바보들아’라고 고쳐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에게 전한다. 또 ‘돈과 명예를 위해 대기업에 무리하면서까지 야근하는 너, 가족 같은 분위기의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나, 대기업은 나쁘고 중소기업은 좋은 곳인데 돈과 명예가 뭐길래’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무조건 대기업은 나쁘고 중소기업은 좋다는 인식이 우려스럽다. 또 가사 그 자체로만 해석하면,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돈과 명예만을 위한 것인가에도 의구심이 든다. 우리사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한 룰을 갖고 경쟁하지 못하는 점, 그로인해 약자인 중소기업이 억울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대기업을 부정적으로만 본다고 해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면서 공정하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