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경제도 소비자 마음도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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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설 앞두고 경제도 소비자 마음도 얼었다 물가 고공행진…효과없는 임시방편 물가대책 언제까지

기사입력2017-01-24 17:01

민족 최대명절 설이 코앞이다. 멀리 떨어져있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만나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인데, 각종 물가가 치솟는 바람에 서민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직장인 A씨는 ‘부모님 용돈’, ‘선물비용’ 부담때문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돈만 보낼 예정이란다. 또 직접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올해 결혼 3년차 B씨는 따로따로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차례상 세트를 미리 사놨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발표한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을 보면 전통시장 17만2424원, 대형마트 21만7659원으로 지난 주에 비해 각각 0.7%, 1.4% 올랐다. AI로 달걀 한판 가격은 1만원에 육박하는데다, 어획량 감소로 수산물 시세도 지난해 대비 평균 10~15%올랐다. 물오징어는 32%, 갈치는 58%까지 뛰었다. 지난해 폭염과 태풍피해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채소가격도 급등했다. 지난해 1kg을 2420원에 살 수 있었던 당근은 1년 새 2배 이상 올랐고 배추와 무는 각각 83%, 142%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정부가 ‘민생물가, 수급대응 TF 회의’ 등을 열어 제수용 농축수산물의 비축물량을 최대 1.4배까지 늘리는 한편 부당한 가격인상에 대한 단속강화 등 설 성수품 가격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기껏해야 내놓은게 ‘달걀없는 차례상 차리기’, ‘공무원 재래시장 장보기’ 캠페인이라니 답답할 노릇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은 하나같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인데, 그렇지 못했다. 불안정한 시국과 얼어붙은 경제로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당장 고통 받는다. 경제도 소비자 마음도 꽁꽁 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