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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독과점 대기업, 소비자 선택권 없는데 가격 인상
한주 동안 치킨값 논란…소비자는 ‘봉’이 아니라 ‘고객’이다
- 기사입력2017-03-17 17:11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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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인상이 화제가 된 한 주였다.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치킨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제너시스BBQ와 농림축산식품부간 ‘밀당’이 있었다. 지난 10일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이하 BBQ)가 20일부터 치킨가격을 10%가량 인상하겠다고 밝힌 게 시작이다. BBQ는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용 등 여러 인상요인도 언급했지만, AI가 발생함에 따라 생닭가격이 급등해 시기적으로 나름 명분이 생겼다.
BBQ가 치킨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농식품부가 대응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13일 보도자료에서 “치킨업계는 닭고기 생산업체와 공급가격 상·하한선을 미리 정해 연간 또는 6개월간 공급받고 있어, 금번 AI발생 등으로 인한 산지가격 변동을 기회로 치킨가격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미 공급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적어도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는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BBQ가 또 배달수수료로 인한 가격상승을 언급하자, ‘배달의민족’은 15일 BBQ에 항의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제휴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슈퍼리스트·울트라콜’ 등의 상위노출 광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앱 하단에 배너방식으로 외부광고 노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2015년 8월 수수료 0% 선언 이래로, 바로결제(앱내 결제) 건당 수수료를 전혀 받고 있지 않는 서비스로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BBQ는 한발 물러섰다. 16일 ‘외식업계 CEO’간담회 이후 가격인상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가격을 올릴 요인이 있으면 올리는 게 타당하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선택하면 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기업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해 소비자에게 선택권마저 빼았는다는 점이다. 해외직구보다도 비싼 국내 자동차와 스마트폰 가격, 내수와 수출제품의 가격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기업 특히 대기업이 소비자를 ‘고객’이 아닌 ‘봉’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상도덕은 정직을 우선으로 한다. 비록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 치킨값 논란이 기업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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