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외교정책 ‘사드’ 타개책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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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문 대통령 외교정책 ‘사드’ 타개책 되길 바란다 사드보복 중지 요청 후 中 변화 움직임…양국갈등 풀리는 신호탄되길

기사입력2017-05-16 18:45

새 대통령이 취임한지 일주일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판이하게 다른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는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출무역분야 취재를 맡고 있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해당 분야의 행보에 관심을 더 가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와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 중소기업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타개할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무너진 외교를 복원하기 위해 주요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취임 축하 전화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중국 주석이 한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온 일이 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다. 지난 11일, 45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관계 발전과 지속적인 소통, 정상회담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사드 보복 중단을 요청했다.

이후 나타난 변화는 놀랍다. 사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의 백화점·쇼핑·면세점 중국 홈페이지 접속이 가능해졌다. 중국의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케이팝(K-POP) 카테고리도 부활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류 연예인을 모델로 하는 광고도 하나둘씩 다시 등장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중국정부의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물론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아직 제대로된 대화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반갑다. 한국에 대한 냉담한 태도가 풀리는 신호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지면, 사드배치로 갈등이 깊어졌던 한중간 새로운 논의도 가능해 질 것이다. 예컨대 이미 배치한 사드를 철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양국 모두가 만족할만한 절충안을 도출해 내는 일도 가능할 수 있다. 사드 직격탄을 맞은 수출기업에는 더할나위 없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보보복에 대해 볼멘소리만 했지, 중국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이다. 제대로 된 현황파악도 없었고, 수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직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사드를 조기에 도입해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까지 했다. 새 정부가 외교와 기업 활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