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육아휴직률 올리려면 ‘획기적’ 방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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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남성육아휴직률 올리려면 ‘획기적’ 방식 필요 ‘개인’ 부담으로 던져진 육아부담을 우리 ‘공동체’가 나눠야

기사입력2018-01-30 21:05

고용노동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2043명, 1995년 아빠 육아휴직이 허용된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다. 전년대비 58.1% 증가한 수치로, 2010년 819명과 비교하면 7년사이 무려 15배가까이 증가했다. 일·가정 양립에 대한 사회적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변에서 아이를 돌보는 아빠의 모습을 보는게 낯설지도, 어렵지도 않다.

아빠 육아휴직이 늘었지만,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의 62.4%는 300인이상 기업에서 근무했다. 육아휴직 아빠 10명 가운데 6명이상은 대기업에 다니는 셈이다. 100인이상 300인미만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1497명으로 전체의 12.4%에 그쳤고, 30인이상 100인미만 기업은 1163명으로 전체의 9.7%에 불과했다. 10인이상 30인미만 기업은 755명(6.3%), 10인미만 사업장도 1114명(9.2%) 수준에 머물렀다. 중소기업에 재직중인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은 ‘남의 나라 일’이고 ‘그림의 떡’이란 얘기다.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에서 남성 육아휴직자가 적은 이유는 대체인력이 부족해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인력난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 인력난과 무관하지 않지만,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권장하지 않는 기업문화도 이유로 꼽힌다. 이같은 기업사정을 감안하면, 남성 육아휴직률을 늘리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체인력 확보를 위한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다.

문제는 중소기업 인력난은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 중소기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개선 등 단기간내 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어려운 과제’이기에 정부의 지원은 더욱 필요하고, 그 방식 역시 ‘획기적인’ 방식이어야만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진다. 예컨대 육아휴직에 따른 대체인력 부족분을 상쇄할 수준의 재정지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

육아가 우리 공동체 존속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는데, 사회적합의가 이뤄지면 재정을 통한 직접 지원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온전하게 ‘개인’ 부담으로 던져진 육아부담을 우리 ‘공동체’ 모두가 나눠 가질 때만이 육아휴직률도 올라가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육아휴직에 대한 부정적인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주문은 사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