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교육 100% 환급…기업 ‘실교육비 0원’

프린트

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직원교육 100% 환급…기업 ‘실교육비 0원’ 사업주 대상 온라인 직원교육 콘텐츠제공 ‘에듀퓨어’ 최민정 대표

기사입력2015-08-08 00: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에듀퓨어 최민정 대표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에게 직원 교육은 분명 부담스런 일입니다.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드니까요. 그러나 직원 교육을 안 하는 회사와 하는 회사의 5년 후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훈련된 직원이야말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자 자산이니까요”

중소기업이 직원 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이밸류마크 ‘에듀퓨어’ 최민정 대표는 이같이 답했다. 실제로 그녀의 말은 일리가 있다. 최근 인천발전연구원이 인천지역 내 51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출성장률이 높은 우수기업 19곳의 지출 대비 직원교육 및 훈련 투자비율은 0.82%로, 역성장기업(0.38%)이나 저성장기업(0.44%)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이 직원 교육에 소극적인 이유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직원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교육인력 초빙부터 연수비용 마련, 교육시설 설치 등 모든 면에서 막막해 한다”며 “이런 사업주들이 편하게 직원교육을 할 수 있도록 기업체 대상 온라인 강의를 서비스하는 것이 에듀퓨어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업주 대상 온라인 직원 교육 콘텐츠 제공

에듀퓨어는 기업 및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HRD(인적자원개발)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교육포털 업체로, 지난 2010년 1월 설립됐다. 핵심 사업분야는 기업체 임직원을 위한 인터넷 강의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지원하는 ‘사업주 직업능력 개발훈련’ 사업의 위탁업체로 지정돼, 사업주(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훈련을 맡기면 컨설팅을 통해 업종별, 직무별, 직급별로 필요한 교육과정을 설계한 뒤 그에 맞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사업주 직업능력 개발훈련’은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훈련을 실시하는 경우, 고용노동부가 훈련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주가 먼저 근로자의 훈련비 전액을 결제하고, 이후 근로자가 해당 훈련을 수료하면 사업주의 통장으로 정해진 비용이 환급되는 구조다. 이 제도는 고용보험을 납부하는 사업주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지원금의 최대한도는 회사에서 지불하는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보험료의 240%까지다”라며 “직원 수가 50명 정도되는 사업장의 경우, 1년에 1000만~12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훈련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줘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나머지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껴 신청을 꺼린다. 이에 에듀퓨어는 중소기업에 교육비용이 일체 발생하지 않도록, 강의료와 고용노동부 환급금액을 일치시킨 교육과정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 대표는 “10만원짜리 인터넷 강의의 경우 고용노동부 환급금액은 6만원 정도로, 나머지 4만원은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며 “그런데 상담을 해보면,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이 4만원마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그래서 실교육비가 안들어가도록 교육비랑 환급비가 같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체 환급강의 절반이 ‘실교육비 0원’…중소기업에 인기

이는 에듀퓨어의 사업 전략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에듀퓨어가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다보니 큰 업체들 대신 중소기업을 공략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도 돈이 들어가면 우선 거절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직원들이 정확히 수료를 다 하면 회사에서 지불하는 비용이 없는 강의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가 에듀퓨어에서 제공하는 환급강의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현재 에듀퓨어가 ‘실교육비 0원’으로 제공하는 환급강의는 약 150개 정도다. 전체 환급강의가 300개 가량 되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당장 회원들을 늘리는 데야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매출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직원 교육은 사업주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교육을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며 “초반에 실교육비 0원 과정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이 회사에 정착되고 직원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 좋은 강의를 계속 수강하는 사업주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에듀퓨어 전체 이용자의 80% 가량이 중소기업이다. 어학이나 자격증 등 일반 성인 대상 강의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기업체 회원인 것이다.

20년간 교육업 몸담은 베테랑, 직접 발로 뛰며 영업

이처럼 최 대표가 온라인 교육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과거 강사로 활동했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20여년간 컴퓨터학원, 기업체 등에서 강의를 진행한 베테랑 강사다. 특히 2000년부터는 삼성전자의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에듀닷컴의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면서 이러닝(e-learning)에 대한 경험치를 쌓았다. 최 대표는 “당시 온라인 교육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서 이쪽으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그때부터 에듀퓨어를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2008년 에듀닷컴을 나온 최 대표는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에듀퓨어를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 접해보는 사업은 쉽지 않았다.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엔 자신있었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 번도 해본적 없었던 영업이 발목을 잡았다.

“처음에는 영업사원을 채용하면 다 잘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교육사업은 특성상 일반 영업사원이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교육을 들어야 할지, 커리큘럼은 어떻게 짜야 좋을지 등의 컨설팅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건 교육적인 마인드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죠”

결국 최 대표는 직접 영업에 뛰어들었다. 낯선 일이었지만 강사로 활동하며 쌓은 내공이 도움이 됐다. 그녀는 “가르치는 일을 오래해온 덕분에 상대방의 질문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서 설명해줄 수 있었다. 또 늘 배에 힘을 주고 ‘솔’ 톤으로 말하던 버릇이 남아있어서 고객들에게 신뢰감도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열심히 발품을 판 덕분에 회사는 어느 정도 안정권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직도 마음을 놓긴 이르다.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교육업계가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요즘 교육 쪽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죽겠다며 아우성이다. 기업들이 돈을 아끼려고 할 때 제일 먼저 줄이는 게 직원 교육비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더십이나 자격증 등 기업들 수요가 있는 콘텐츠를 좀 더 강화해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도 교육이란 것이 단기간에 승부가 나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기업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장기적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