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금융 교육 부모가 변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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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청년창업 “금융 교육 부모가 변해야 가능하다” 창업가 네트워크 ‘고벤처포럼’…(사)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

기사입력2016-04-09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사)한국엔젤투자협회(이하 엔젤투자협회)는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업계와 정부사이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12년 설립됐다. 엔젤투자는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에 자금을 대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형태를 말한다. 창업기업 입장에서는 천사같은 투자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엔젤투자협회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관련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적격엔젤양성교육 ▲전문엔젤투자양성교육 ▲스타트업 육성 ▲엔젤투자마트운영 ▲지역엔젤포럼 운영 등이다.

(사)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 ©중기이코노미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이렇게 많은 창업지원 정책이 만들어진 적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젊은이들이 창업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며 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은 말문은 열었다.

“우리 경제는 그동안 모방경제를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철강, 전자, 자동차, 휴대폰 등의 대기업들도 선진국의 사업을 모방해 성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제발전 방법은 이제 점차 쇠퇴하고 있습니다. 창조사회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죠”

“젊은 창업가들 세계경제의 퍼스트 무버 돼야”

엔젤투자협회에서 엔젤투자자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엔젤투자협회>

그러기 위해선 젊은 창업가들이 나서 세계경제의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 회장은 창업문화가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가장 우수한 젊은이들이 취업에 앞서 선택하는 것이 창업이라고 했다. 남이 만들어 놓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으로 세상에 없는 가치를 만들어 부와 명예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라는 얘기다.

고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첫째는 금융, 둘째는 교육, 셋째는 부모를 꼽았다.

우선 창업자가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는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없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문제다. 대출 심사를 할때 창업자의 ‘손’을 평가항목에 넣어 그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일해 온 사람인가를 평가해 가산점을 주는 일본은행을 예로 들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도정정신이나 기업가 정신을 배울 곳이 없다”며 “입시위주의 교육이 창업의지를 키우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고 회장은 청년들이 자신을 찾아와 털어놓는 고민 중 가장 많은 게 ‘부모가 창업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한다.

“젊은이들 창업, 미래 일자리와 성장동력의 씨앗”

고영하 회장은 젊은이들의 창업을 돕는 일이 남은 여생동안 자신이 할 일이라고 말한다. ©중기이코노미

“부모 세대에는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면 그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하고 은퇴한 후 여생을 살다 가면 이상적인 삶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좋은 직장에 들어가도 길어야 20년 근무합니다. 그러면 그 이후의 인생에 대해 부모가 책임져 줄 수 있습니까? 젊은 시절 도전해보고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며,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두면 100세까지 살든 150세까지 살든 문제될 게 없지 않을까요”

이와함께 고 회장은 젊은이들의 창업이 미래 일자리와 성장동력의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취업을 하면 자기 일자리 하나 마련하는 것이지만, 창업을 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수출 주종상품인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이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하는데 조직이 비대해지고 관료화된 지금의 대기업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없습니다. 우수한 젊은이들이 여전히 고시공부와 대기업 입사에 청춘을 걸고 있다면, 창조경제는 실패고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도 어둡습니다”

창업가들을 위한 정보 네트워크 모임 ‘고벤처포럼’

고 회장은 IPTV회사인 하나TV를 창업해 운영하다 2008년 SK에 매각한 후 자신의 창업경험을 젊은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10명 내외의 청년들과 식사를 하며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해주며 시작한 모임이었는데, 지금은 300명 이상 모이는 창업자들의 네트워크 모임 ‘고벤처포럼’이 됐다.

매월 300여명 이상의 창업관련자들이 모이는 ‘고벤처포럼’<사진=한국엔젤투자협회>

매월 마지막 화요일에 열리는 고벤처포럼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기술 트랜드·경영철학·창업정보 등을 강의한다. 또 창업 선배들이 각국의 창업환경·법률·특허 등 창업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창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전국 9개 지역에도 지역엔젤포럼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신생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지고, 창업가들끼리의 네트워크도 만들어진다고 고 회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