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릴 수입품 국산화, 42개국 역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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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산업용 릴 수입품 국산화, 42개국 역수출 소량다품목으로 승부…(주)코릴 오현규 대표

기사입력2014-04-06 16:38

글 손채윤 기자/사진 이창호 기자 (yunic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주)코릴 오현규 대표 ©중기이코노미

산업용 릴(reel)은 포크레인, 지게차, 소방차, 살수차 등 건설장비 특장차에서 부터 항만 크레인, 광산장비, 공항장비 심지어 해저탐사용까지 산업계 전반에 걸쳐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릴과 호스를 찾아 보기는 어렵지 않다. 대표적인 게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진공청소기의 전선을 감는 장치다. 자동차 정비업소의 에어호스나 정비용 릴, 무대장치용 릴, 영상케이블용 릴, 학교 과학실험용 릴 그리고 병원에서의 수액용 링거호스도 코릴(KOREEL)이 생산한다.

“곳곳에 저희 제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유소, 카센터마다 에어호스가 모두 걸려 있죠. 산업현장 뿐 아니라 촬영장치나 이삿짐차량, 소방차, 하수처리장 등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코릴(구 3국산업) 오현규 대표(56)는 이런 산업용 릴 부분에서 코릴이 독보적인 존재라고 자부한다. 기계의 작동상황에 맞춰 전원 및 신호전달, 영상 등을 전송하는 기능을 갖는 전기장치 또는 고유압장치인 주문성제품(기능성제품)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코릴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64%에 달했다. 자동차 정비기기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준품도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다고 소개했다.

거래업체만도 주문성제품의 경우 현대중공업, 포스코, 동부제철 등 5530개 업체며 표준품은 현대기아차동차, 삼성자동차 등 8280개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국내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호주, 독일, 일본, 중국에서 중동과 남미국가까지 해외 42개국 185개업체에 수출을 하고 있다.

동부제철 허브크레인 전원공급용 릴<사진=(주)코릴>

현대중공업 조선소 블록 조립라인<사진=(주)코릴>

표준품 8천여곳, 주문품 5천여곳과 거래

“코릴은 일상에서 쓰이는 크고 작은 릴과 케이블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특수 제작까지 소량다품목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산업용 릴과 케이블 수를 헤아릴 수 없고 거래하는 업체 역시 소량다품목 생산을 지향하다 보니 셀수 없이 많죠. 해외경쟁사의 경우 단일품목만 생산하지만 코릴은 도매가격 8500원짜리 초소형 제품에서 1억2000만원짜리 주문제품까지 만들기 때문에 세계 1위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 대표는 수입에 의존했던 릴과 케이블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룬 것에 대해 만족해 했다. 코릴이 자부심을 갖고 계속 성장을 이뤄나갈 힘을 얻는 것도 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1991년 회사를 설립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오 대표 역시 IMF 위기를 비껴갈 수는 없었다. 당시 4개월동안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한 가슴아픈 기억도 있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당시 수입품이 주종이던 릴과 케이블을 국산화한 것이다. 릴 등을 해외에서 수입해 오던 기업들은 IMF때 환율이 올라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지만 코릴이 국산품을 내놓게 되면서 한시름 덜게 된다.

자동차 정비용 릴<사진=(주)코릴>

“소량다품목이다 보니 기계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지않으면 납품을 맞출 수 없습니다. 기계장치, 설비 또 장소와 전문인력 그리고 연구소까지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생산이 어려운 것이죠”

소량다품목 생산체제 “리스크 적어”

이는 코릴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라 했다. 외국의 경우는 이런 기계 등을 모두 갖추고 다품종으로 생산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자신있게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단품을 만드는 10여곳 외에는 실질적인 경쟁사도 없다고 덧붙였다.

“델라슈, 카보텍, 휠마 등 전세계적인 케이블 릴 제조업체 가운데 우리 코릴처럼 표준성 제품과 기능성 제품 모두를 다양하게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시설, 설계, 개발능력을 갖춘 회사는 없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델라슈(프랑스)와 휠마(캐나다)는 항만용 케이블 릴을, 카보텍(이탈리아)은 콘텍터 중 대형 케이블 릴을, 왐플러(독일)는 일반기계용 릴만을 생산하는 등 코릴처럼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래서 코릴의 생존, 성장 전략을 소량다품목 생산체제로 정했다. 부가가치가 적은 대신 리스크를 없애겠다는 판단이다.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는 소량다품목 체제가 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이라는게 오 대표의 진단이다.

오 대표가 산업용 릴 생산을 시작하게 된 것은 일본의 벤치마킹을 통해 대체 상품을 만들면 역수출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창업 초기에는 정비업체 에어호스 릴을 생산했다. 당초 회사명을 기억하기 쉽게 아라비아 숫자 ‘3’을 써 3국산업으로 지었다. 3국은 제3국에 수출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지난해 7월 법인명이 된 코릴은 3국산업의 산업용 릴 브랜드였다.

지난해 매출액 200억원을 넘었으며 모두 104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 전형적인 중소 제조기업이다. 1000개 인천비전기업 가운데 제일 첫번째로 비전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전기굴삭기 케이블 릴, 전기굴삭기 시스템, 소방급수장치, 베란다 릴 등 출원을 포함해 12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항상 10년 뒤를 생각하는 기업 코릴’이 모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