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SAT대신 ACT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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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글로벌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SAT대신 ACT를” 미 대입평가시험 공식테스트 센터 (주)스텝에듀 한상범 대표

기사입력2014-04-12 10:00

글 손채윤 기자/사진 박영미 기자 (yunic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SAT(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Scholastic Aptitude Test) 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CB)는 2016년부터 SAT가 대폭 바뀔 것이라고 지난 3월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CB는 “SAT가 우리 고교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더 많은 학생이 시험을 볼 수 있게 하고, 고교 교육내용에 충실하며, 문제가 복잡하지 않도록 보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926년 시작된 SAT는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미국 및 외국학생들에게 필수 관문이지만, 최근 수학능력 검증 적합도가 떨어지고 문제유출 사건 등으로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SAT 성적을 입학 필수조건에서 제외하는 대학이 늘어나자, 일부에서는 최근 SAT변화 배경으로 이를 꼽기도 한다.

“반면 또 다른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인 ACT(American College Test)는 신뢰있는 표준점수로 인정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무엇보다 ACT를 보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졸업할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조기에 커리어 플래닝(career planning:진로계획)을 세우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유명대학들이 ACT를 선호하기 시작한 이유중 하나입니다”

(주)스텝에듀 한상범 대표 ©중기이코노미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2013년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고등학생 가운데 180만명이 ACT시험에 응시했고, 그간 대학입학자격시험 대명사격이었던 SAT는 160만명으로 줄어들었다고 (주)스텝에듀 한상범 대표(44)는 말했다.

“9년전 ACT를 처음 한국에 소개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생소해 했죠. 심지어 ACT는 미국 중부에 있는 대학에서만 인정해주고 서부나 동부에 있는 대학에서는 안받아 준다는 편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이 미국에서부터 깨지기 시작해 하버드, 예일 등 동북부 8개 명문사립대인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을 비롯 미 전역 4000여개 대학들이 공식 수능평가시험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고교생 54%가 ACT 응시, 신뢰받는 표준점수로 인정”

한 대표는 미국 고교생의 54%가 ACT를, 나머지 46%가 SAT를 치르는 것을 보면 이미 ACT에 대한 검증은 마무리됐으며 한국 역시 역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년전만 해도 국내에서 ACT를 보는 학생은 불과 몇백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천명 단위로 올라섰고, 6000명 정도가 응시하는 SAT를 3년뒤에는 넘어설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 유학을 염두에 둔 수강생들이 ACT 수업을 듣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ACT는 ‘SAT로는 진정한 교육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1959년 시작됐다. 한 대표에 따르면 ACT의 경우 독해, 작문, 수학, 과학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우리나라 수능과 같은 성취도 평가시스템으로 출발해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하게 공부했다면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반면 SAT는 과학 과목이 빠진 3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책을 많이 읽고 어휘력이 풍부해야만 우수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ACT가 고교교과과정 시험이라면 SAT는 추론능력시험이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 입학사정관 입장에서 보면 SAT로는 고교 때 공부를 잘 했는지 측정이 어렵지만 ACT는 측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과목이 더 많아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 입장에서는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가끔 듣습니다. 그러나 ACT의 리딩시험 난이도는 SAT의 그것보다 10~15% 쉽게 출제됩니다. 대신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또 과학은 지식측정 베이스 시험이 아니라 해석방법만 측정하는 시험으로 보시면 됩니다. 예를들어 화학 주기율표를 외우지 않아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문항에 문제를 풀기 위한 단서조항들이 나옵니다”

한국을 비롯한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그리고 이과생들에게 ACT는 훨씬 유리하다고 한 대표는 분석했다. 그래서 방학기간 동안만 ‘짧게 짧게’ ACT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다. 동일한 대학을 목표로 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같은 점수를 받는데 ACT 준비기간이 SAT보다 30% 정도 짧다고 했다.

“왜 내가 공부를 해야하는지” 라이프코칭도 함께

한 대표는 “점수만 올려서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없다. 왜 도전해야 하고,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지 그리고 왜 사회를 위해 공헌해야 하는지 등 ‘WHY’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라이프코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에서 늦깍이 대학생활을 한 한 대표가 교육사업에 들어선 것은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이 영향을 미쳤다. 전공은 파이낸스였지만 뉴질랜드에서 IBM 딜러로 직장생활을 하던 한 대표는 우연찮게 청소년 카운슬링을 하게 됐고, 이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고맙다고 찾아와 주면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청소년 코칭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05년 한국에서 (주)스텝에듀를 창업한다.

“우리 회사의 미션은 ‘글로벌 교육의 표준을 제시한다’ 입니다. 서울대, 연·고대 혹은 하버드대를 입학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그 준비과정속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행복을 느끼는 길을 찾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핀란드 교육을 보면 옆에 있는 친구 혹은 사람과 경쟁을 하지 않습니다. 옆 사람을 눌러야 이기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그런 라이프코칭이 더 중요한거죠”

그래서 미국은 비교과과목 평가를 중요시한다. 예를들어 ACT 총 36점 가운데 31점 이상을 받으면 그 이상의 점수는 무의미하다고 평가한다. 차이점은 봉사활동, 리더십 등 비교과항목 점수다.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점수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4년전 한 외고 여학생이 14층에서 떨어져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SAT 점수가 안 나오자 죽음을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이비리그 진학 자체가 비전이 됐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10년, 20년 뒤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비전없이 점수에만 매달려 온 우리 교육의 병폐가 아닌가 싶습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서비스 원스톱 제공

그는 성공하는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한국 교육시스템에 대해 저항한다고 말했다.

“점수만 올려서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왜 도전해야 하고,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지 그리고 왜 사회를 위해 공헌해야 하는지 등 ‘WHY’를 찾아가는 과정을 지원하는 게 라이프코칭입니다. 머리만 좋은 아이들만 양산해선 우리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스텝에듀 수강생이라면 학업효율성검사, 학습능력검사, 진로탐색검사 등 심리적성평가를 받아야 한다. 수강생들의 적성과 꿈을 알아보고 비전세미나를 통해 향후 15년간 인생계획표를 발표하게끔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결국 미국 대학입학원서 작성 프로세스라고 한 대표는 설명했다. ‘아카데미 트랙’과 ‘라이프코칭 트랙’ 두가지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스텝에듀는 현재 LG그룹 임직원 전체 자녀를 대상으로 한 심리진로적성평가도 담당하고 있다.

한 대표는 국내외 입시 슈퍼바이저(supervisor) 임을 자부했다. 그는 “미국 대학을 가길 원하거나 혹은 해외에서 한국 대학에 입학하길 바라는 그리고 한국에서 진로를 못찾는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텝에듀를 ▲국내 및 미국대학 입시컨설팅 ▲갑작스럽게 유학을 가야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GAC(Global Assessment Certificate, ACT사에서 만든 미국 대학사전준비프로그램) 센터 운영 ▲미국 유학을 염두에 둔 ACT공인테스트 센터(ACT사 글로벌 파트너) 운영 ▲IB과정(international baccalaureate:프랑스 등 해외 대학입학 자격시험) 등 크게 4가지 교육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회사로 소개했다. 최근 5년 동안 이곳 GAC를 통해 700여명, ACT를 치르고 1000여명이 유학을 갔다. 수강생은 여름방학 프로그램의 경우 ACT 300명, GAC 100여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