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인 누른” 공부친구 앱 ‘바로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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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네이버 지식인 누른” 공부친구 앱 ‘바로풀기’ 묻고 답하는 스마트폰 학습 앱 (주)바풀 이민희 대표

기사입력2014-05-01 00:00

박영미 기자 (young0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네이버 지식인보다 더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올라오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2012년 제1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13년 대한민국 모바일 앱 어워드에서 3월의 으뜸앱으로 선정된, (주)바풀(구 아이앤컴바인)이 운영하는 ‘바로풀기’ 얘기다.

2012년 3월 앱이 출시된 이래 현재 20만명이 넘게 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하루에만 족히 3000여개 이상의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누구나 무료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마당, 바로풀기를 운영하고 있는 이민희 대표(28)를 만났다.

이민희 대표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었던 동생에게 메신저로 수학을 가르쳐주다 바로풀기 앱을 개발하게 됐다. ©중기이코노미

한밤에도 학생을 지켜주는 부엉이…사용자 목소리 반영

바로풀기 사용자라면 친숙한 것이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아이콘, 바로 바로풀기의 마스코트 부엉이다. 밤 늦도록 공부하는 학생들을 지켜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보통 밤에 공부를 많이 하잖아요. 밤에 학생들을 지켜줄 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했죠. 부엉이였어요. 야행성이잖아요”

바로풀기는 이 대표가 2011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동생에게 메신저로 수학을 가르쳐주다가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알려주면 편하겠다는 생각에 개발하게 됐다. 사용자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찍어서 올리고, 다른 사용자가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SNS(Study Network System) 방식이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바로풀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하루 2000개 정도의 질문이 오가는 네이버 지식인을 넘어섰고, 무엇보다 게시된 문제의 답변율이 90%에 달한다. 답변이 달리지 않는 10%는 문제가 잘 안 보이거나, 질문에 성의가 없는 경우 그리고 학교 숙제로 인식된 경우란다. 사용자들끼리 답변을 주고받으며 스스로 공부를 하고, 답이 틀린 경우 다른 사용자가 정정해 주는 것이 바로풀기 구조다.

바로풀기는 기존에 수학만 서비스하고 있었지만, 지난달 업데이트를 통해 초·중·고등학생 전과목을 대상으로 서비스 분야를 늘렸다. 향후에는 자격증, 외국어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바로풀기는 한 사용자가 모르는 문제를 게시하면, 그것을 본 사용자들이 문제를 풀이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사진=바로풀기 앱 캡처>

“저희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 대부분은 10대 학생입니다. 앱을 만든 제가 10대가 아닌데 어떻게 앉아만 있어서 10대를 위한 앱을 만들 수 있겠어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바로풀기에 대한 영감을 받을 때도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전할 수 있죠”

그래서 이 대표는 바로풀기가 사용자들간 자발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열혈바풀러, 질문왕, 답변왕 등 일종의 감투를 사용자에게 부여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자신의 회사를 사용자에게 공개하는 오픈하우스를 열거나, 외부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교육특강’ ‘진로체험 박람회’ 등에 이 대표 스스로가 참여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사용자 스스로가 공유하는 시스템인데 사용자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고서는 제대로된 앱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마트러닝 시대…평생교육 로드맵 만든다

“바로풀기는 교육용 앱입니다. 공교육이 아니니 사교육이기도 하고, 또 저희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출판하면 교육출판이라고도 볼 수 있죠. 온라인 강의는 아니니까, 스마트러닝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 플레이스토어 교육용 앱 다운로드에서 2위를 기록한 바 있는 바로풀기는 스마트러닝의 선두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스마트러닝 시장 규모를 집계한 데이터는 없지만,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400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이동 중 스마트폰을 이용한 학습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교육 시장에서 스마트러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진단이다.

인기가 높다보니 모방작도 출현했다. 올해 3월, 바로풀기를 거의 그대로 모방한 서울시교육청의 ‘꿀박사’라는 앱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민희 대표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짬이 날 때마다 앱에 접속해 바로풀기를 관리한다. ©중기이코노미

“경쟁할 앱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즈니스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공공기관이 저희같은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죠”

이 대표는 서울시교육청과의 논의 끝에 두 앱을 각각 존속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둘 중 하나를 작위적으로 사라지게 하기보다는 더 좋은 시스템을 서비스해 꿀박사를 압도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이 대표는 개인별 맞춤 컨텐츠를 제공,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학습 로드맵을 그려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바로풀기를 통해 질문한 모든 내용을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앞으로 질문할 내용을 예측하고, 미리 그것에 대한 내용을 제공하면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올 하반기부터 베타 서비스를 선 보이고, 내년부터 개인별 컨텐츠를 제공할 계획도 세웠다. 또 올 하반기에는 해외까지 사업을 확대한다. 현재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서비스 중인데 본격적인 홍보마케팅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앱 전체 사용자의 8%(1만6000명)가 일본인이다.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대에서 아동가족학을 전공하고, 삼성테스코를 다녔던 소위 ‘빵빵한’ 스펙의 이 대표.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왔다. 대학 4학년 때 어린이 경제·진로교육 회사를 차렸던 이 대표는 당시만 해도 경영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경영과 유통을 배우기 위해 삼성테스코에 입사해 7개월간 매출 예측과 상품재고 관리 업무 등을 맡았다. 규모가 작은 회사의 경우 좋은 컨텐츠가 있어도 홍보가 어렵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 대기업에 들어갔다.

“퇴사할 때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큰 회사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배웠으니 더 다니는 것은 사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죠”

2011년 자본금 1000만원을 갖고 바로풀기 서비스를 개발하기 시작해 자본금 8억원으로 규모를 키운 이 대표에게 가장 큰 버팀목은 그의 꿈이다. 바로풀기를 통해 1명이라도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성취감을 느낀다는 이 대표다. 그는 자신의 결정이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거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