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수천억 이익속에는 소상공인 눈물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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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네이버 수천억 이익속에는 소상공인 눈물담겨 “검색광고 천만원써도 장사 안돼, 광고비 할인 있었으면”

기사입력2014-05-19 00:00

박영미 기자 (young0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네이버 검색광고를 시작한지 1년여만에 매출이 10배이상 늘었다는 내용의 수기로 ‘2013 네이버 검색광고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에덴쇼파. 소상공인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현재 상황이 궁금해 서울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에덴쇼파를 찾아 안효명 대표를 만났다.

“검색광고, 실제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아”

본디 사무용 의자 생산업체를 경영했던 안 대표는 회사사정이 여의치 않아 80년대 후반 큰 돈이 없어도 기술만 있으면 운영할 수 있는 소파수리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한때 11명의 직원을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과 사촌동생을 포함, 총 3명만으로 에덴쇼파를 운영하고 있다.

“돈이 안돼요. 돈이. 버는 족족 광고비로 나가고. 집에 돈을 안 가져다 준 지 3개월이 넘었어요”

안 대표는 지난해 수기를 쓸 때까지만 해도 네이버 검색광고를 통해 한달에 15~20건 가량의 소파수리 주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한건의 수리도 할까 말까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많은 사람이 광고를 이용하면서 단가는 올라갔지만, 광고가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네이버에서 ‘소파 천갈이’를 검색했을 때 비즈링크에서 첫 번째로 에덴쇼파를 찾아볼 수 있었다.<사진=네이버 캡처>

네이버 검색광고는 광고비 지불방식에 따라 크게 CPC와 CPT(CPM) 방식으로 나뉜다. 사용자가 클릭할 때만 광고비를 지불하는 CPC에는 클릭 초이스, 클릭 초이스 플러스, 모바일배너가 있으며, 클릭량에 상관없이 일정기간 동안 노출이 보장되는 정액제 방식의 검색광고인 CPT(CPM)에는 브랜드 검색이 있다.

안 대표가 이용하고 있는 상품은 클릭 초이스다. 검색어에 따라 입찰가를 정해 반영하면 입찰가에 따라 네이버에 노출되는 순위가 매겨진다. 마치 경매처럼 진행되며 시시각각 순위가 바뀐다.

만약 ‘소파 천갈이’라는 검색어를 사용해 광고를 한다면,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새벽 시간에는 단 100원으로도 ‘소파 천갈이’를 검색했을 때 가장 위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많은 오후 6시 이후에는 8000원 이상을 지불해야만 가장 위에 노출된다. 8000원으로 입찰가를 매긴 후 가장 위에 노출된 시간에 이용자가 ‘소파 천갈이’를 검색해 에덴쇼파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8000원이 과금되는 시스템이다. 즉 이용자가 많은 시간대에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해야 광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대표에 따르면 에덴쇼파가 이용하고 있는 검색어는 ‘소파 천갈이’ ‘영업용 소파’ ‘영업용 쇼파’ ‘소파 수리’ ‘쇼파 수리’ 등 약 20개며, 한달 평균 네이버 광고비로만 80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 일 년에 약 1000만원을 네이버 검색광고비로 지불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검색광고를 안할 수도 없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놀고 있을 순 없으니까 하는 거죠. 광고비가 부담돼도 광고마저 하지 않으면 소파수리는 0건이지만, 광고를 하면 1건이라도 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에 실질적으로 소득이 생기지 않더라도 광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가 검색광고에 대해 “이용자 입장에서는 생활의 정보가 되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업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으로 안 대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어쩔 수 없이 광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주변의 소상공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산 값싼 가구에 소파수리업 설 땅도 잃어

“얼마 전 중국산 가죽 소파를 사용한지 3개월만에 수리를 맡기고 싶다는 전화가 왔어요. 보통 3인용 소파는 40만원에서 80만원 선에서 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화를 내더라구요. 중국산 새 소파를 50만원에 샀다면서요”

안효명 에덴쇼파 대표는 아무 것도 안하고 손 놓고 놀고 있을 순 없으니까 검색 광고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안 대표는 중국산 저가 가구의 국내시장 진출도 소파수리업 축소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파를 수리할 때에는 겉 천을 모두 벗기고 속 충전재를 교체하고, 새로 튼튼한 가죽을 덧씌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과정을 거칠 경우 보통 8~12년까지 소파를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국내산 소파를 구매해 10년 이상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 소파 수리도 많았지만, 요새는 저가의 중국산 가구를 구매해 사용 후 망가지면 버리는 일이 늘어나 소파 수리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를 고객(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없고, 가구 소비형태가 변하면서 일거리가 계속 줄고 있다는 안 대표는 올해 12월 경기도 광명에 이케아가 문을 열면 소파를 수리하는 사람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월세마저 못 내면 접는거죠. 지난해 번 돈에서 광고비, 인건비, 재료비 빼니까 용돈 벌이도 안 되더라구요”

안 대표는 네이버가 2014년 1분기 영업수익(매출) 6380억원, 영업이익 1898억원, 계속영업순이익 1289억원의 실적을 달성한 것과 관련 “그 안에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소상공인의 피와 눈물 그리고 땀이 섞여있다”며 “네이버가 소상공인을 위한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광고비 할인이나 광고 우대책 등 영세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3월17일부터 소상공인 광고주들과 소비자들이 네이버 검색광고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를 ‘네이버 광고 캠페인:검색이야기’라는 영상광고로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또 소상공인 광고주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네이버 파트너스퀘어’를 운영해 광고주들에게 검색광고 및 온라인 비즈니스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무료로 교육하고,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을 위해 사진 스튜디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