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유통은 소비자 만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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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온라인 판매·유통은 소비자 만족이 관건” 패션 유통기업·뜰샵 쇼핑몰 운영 웹뜰(주) 이태경 대표

기사입력2014-08-09 00:00

손채윤 기자 (yunic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의류 재고가 100장뿐인데, 10개 몰에 모두 100장씩 올리는 겁니다. 그런데 300장 주문이 들어왔다면 나머지 200장은 어떻게 해야죠? 구매하겠다는 고객들에게 취소요청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선뜻 이해가 안가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온라인 유통업체에서 이런 일들은 정말 많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게 된 원인 중 하나죠”

이태경 대표(35)가 세운 온라인 패션 유통기업인 웹뜰(주)은 이 분야에서 후발업체다. 2008년 창업할 당시 이미 자리 잡은 대형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이들이 잘 못하는 부분을 제대로 관리해야겠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CS(Consumer Satisfaction, 고객만족)이다. 당시만 해도 ‘온라인 유통업체가 잘 팔기만 하면 되지’ 소비자를 위해 이렇다 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고객들의 불평, 불만이나 제품의 하자나 불량 등을 처리하는 일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온라인에서 소비자 불만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그 때다.

웹뜰(주) 이태경 대표 ©중기이코노미

“좋은 브랜드를 갖고 소비자들로부터 이런 클레임을 받아도 ‘잘 팔리면 그만’이라고 생각들 했죠. 고객만족이 매출 신장과 직결되기도 하지만, 아마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더욱 이 부분에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결국 그것이 옳았고 지금은 다른 업체의 본보기가 된 셈입니다. 쇼핑몰들이 저희를 선호하게 됐고 ‘이렇게 잘 하는 업체가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후발업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동종업계에서 웹뜰을 상위 5위안에 들어가게 만든다. 가끔 CEO들과 만나면 “웹뜰이 시작하기 전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생각했고, 고객불만은 당연히 일어나는 일일 수밖에 없어 간과해 왔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 업체들도 고객불만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전언이다.

이 대표는 웹뜰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더 나아가 고객들이 상품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해주는 게 유통업체라고 했다. 그래서 무조건 많이 파는 게 아니라 좋은 상품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온라인상 매장이다 보니 고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를 늘 고민하게 됩니다. 저희가 유통업체이긴 하지만 직접 생산한 제품이라 생각하고 브랜드 관리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온라인 특성상 비주얼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한 것이죠. 여러 스튜디오와 거래하면서 판매자 입장에서 제품을 바라보고, 소비자 입장에서 비주얼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려 했습니다”

카카오스토리 웹뜰 소개<사진=웹뜰>

이밖에도 브랜드마다 조견표가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불만이나 반품을 애초에 차단했다. 브랜드 본사 역시 이로 인한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이 대표는 직접 치수를 재 실측사이즈를 제공하는 등 사이즈 불만을 없애기 위해 정확도를 높였다.

“이제는 출근하면서 모바일을 이용해 주문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오프라인 매장 가서 의류를 구입하나, 직접 입어보지는 않았지만 모바일로 구입해 혹시라도 체형에 맞지 않으면 반품하는거나 ‘마찬가지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30~40대의 경우가 그러한데, 그렇다면 온라인 유통업체로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줄여가는 게 정답이겠죠”

그래서 이 대표는 CS가 온라인 유통업체에게 숙명이자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상품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단 하나라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더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뿐만 아니다. 브랜드와의 관계설정도 유통업체에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여성 CEO 그리고 젊은 CEO로서 한계에 부닥치기도 했다. 술 문화, 골프문화 등 오프라인 접대문화가 그것이다. 하지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 그런 접대를 원하는 업체와는 거래를 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매출 대비 수익규모가 적게 나는 사업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효율성을 따졌다. 판매를 요청하는 곳이 적지 않았지만 효율이 적다면 판매를 대행할 수 없다. 매출을 많이 내서 수익이 조금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익이 나지 않으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0곳을 하는 것 보다 효율이 높은 브랜드 5곳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아쉬운 점도 많다. 열심히 잘 운영해서 브랜드 가치도 올리고 매출도 신장시켰지만 브랜드 담당 임원이 바뀌고 친한 업체와 거래하겠다며 계약이 끊기는 일이 간혹 생긴다. 그때마다 이 대표는 “저희 브랜드처럼 생각하고 판매했는데 남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온라인 판매가 ‘너무 재밌어’ 시작한 사업

이 대표는 웹뜰을 2008년 창업했다. 패션을 전공했고 IT에 관심이 많아 웹기획을 하다 브랜드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된다. 제일모직에서 분사한 패션기업 GSGM에서 온라인 사업을 맡아 오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게 ‘너무 재밌어서’ 홀로 사업체를 꾸린다.

웹뜰은 온라인 벤더 회사로 이해하면 된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들을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곳이다. 위탁을 받기도 하지만 사입해 판매도 한다. 위탁 판매다 보니 브랜드에서 예를 들어 10억원의 물량을 그냥 줄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리점 형태라면 보증금이 있듯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님 돈도 끌어다 쓰게 됐다.

“일반 유통채널을 통하게 되면 유통마진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절감하고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채널입니다. 현재 남성의류, 여성의류, 아웃도어, 유아복, 스포츠, 캐쥬얼 등 6개 업체 20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배송건수 기준으로 한 달에 3만건 수준입니다”

웹뜰 물류창고<사진=웹뜰>

웹뜰은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패션그룹형지, 꼼빠니아 등 인디에프 등과 온라인 단독 판매 계약을 맺고 있다. 또 롯데닷컴, 신세계몰, 갤러리아몰 등 백화점몰과 하프클럽, 아이스타일24 등 전문몰에 입점해 있다. 매출은 지난해 2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이 많아 보이지만 순익은 크지 않다. “판매대행이고 위탁판매다 보니 순익이 크지는 않지만 온라인 의류유통업체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규모”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 때문에 대기업만 살아남는 쇼핑몰

얼마 전 자체 쇼핑몰인 ‘뜰샵’도 오픈했다. 직영 온라인 패션쇼핑몰인 뜰샵에서 웹뜰이 온라인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제품들을 그대로 만날 수 있고, 이월상품 뿐만 아니라 신상품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판매가 많지는 않습니다. 직원이나 가족 그리고 지인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자주 문의를 해 옵니다. 그럴 경우 온라인 사이트 주소(예를 들어 롯데닷컴 등)를 적어도 20개 정도 알려줘야 합니다. 물건은 항상 창고에 20만장이 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우선은 지인 등이 품질 좋은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오픈을 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이 대표에게 직영 쇼핑몰은 고민거리다. 솔직히 차별화된 기능 등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한 몰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못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몰을 표방한 곳들도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만 살아남는 구조가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뜰샵을 어떤 개념을 갖고 어떤 방향으로 풀어갈지 숙제다. 수익에 허덕이고 이상적이지 않은 비슷한 몰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 대표는 무언가 고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몰로 자리잡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잘 모르는데” 투자비용 적다해 창업하면 안돼

“온라인 쇼핑몰 등 창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공하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쪽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없이 사업하기에는 어려운 분야입니다. 투자비가 적은 대신 공수가 많이 들어갑니다”

물건 받아 등록해서 판매하는 거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잘 팔아야 하기에 어렵다는 얘기다. 어느 사업이나 그렇겠지만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창업에 뛰어들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대표의 바람이다.

“특히 시장이 자주 바뀝니다. 좋은 브랜드와 좋은 상품만 있으면 경쟁력이 있었던 온라인 1세대는 지났습니다. 공급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중에 알짜를 잘 찾아야 되는 게 관건입니다”

또 요즘에는 시장이 흐려져 가격이 싼 것만 판매되는 경향이 짙다. 중가라는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고 고가와 저가만이 남았다는 게 이 대표의 분석이다. 아울러 PC 매출도 많이 빠졌다. 대부분 모바일로 옮겨 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분간 온라인 패션유통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그 흔한 잡화 등을 판매해도 문제가 없어 보일 듯 하지만 패션부문에서 선두업체가 된 다음 아이템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직영 쇼핑몰도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존과의 다른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했다. 중국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그에게는 온라인·모바일을 통틀어 유통판매 업체들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있는 회사,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갖고 다닐 수 있는 곳, 크기보다는 질적으로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