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대행사 말고 CEO ‘직접’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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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마케팅, 대행사 말고 CEO ‘직접’ 챙겨라 인터넷마케팅 멘토 iCEO 마케팅연구소 최재봉 대표

기사입력2014-02-03 08:01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항상 불안합니다. 무엇을 공략해야할지, 어떤 마케팅 도구를 써야할지, 다음 닥쳐올 변화는 무엇인지… 안개 속을 걷는 기분입니다. 해법은 밖에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어떠한 형태로 움직이는지 어느 지점에서 구매가 결정되는지를 먼저 공부해서 ‘내 안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합니다. 찾기 힘들면 도움을 청하세요. 기쁘게 찾아드리겠습니다”

마케팅 인력·노하우와 자금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에 마케팅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TV나 라디오 등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광고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유명 포털을 이용한 키워드 광고는 투입(자금·시간)과 산출(매출)의 상관관계를 예측하기 힘들다. 많은 중소기업이 누리꾼·고객의 자발적인 확대재생산 활동에 기대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에 주력했던 이유다.

“노하우와 전담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에서는 마케팅·홍보 대행사를 활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케팅은 진정성이 생명인데, ‘남’을 통해 마케팅을 하니 효과를 보기 어려웠겠지요. 페이스북 하나 제대로 운영하면서 이벤트 좀 하면 월 1000만원 이상 들어가는데, 가시적 매출로 이어지는 효과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비즈인포그룹 최재봉 대표(45세)의 지적이다. 비즈인포그룹은 자동차 매매업과 매매 프로그램 개발·공급업체다. 전국 대부분의 중고차 매매업체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공급할 정도로 ‘꽤나 인상적인’ 벤처기업이다. 그러나 그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iCEO 실전마케팅연구소(이하 iCEO) 대표’ 자리다. 빙빙 에두르지 않고 본질을 바로 찌르는 그의 강의는 매회 매진사례다.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공인되기도 했고 세종대학교에서 바이럴 마케팅 지도교수로도 성가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 마케팅, 결국 승부는 ‘진정성’에서

“바이럴 마케팅은 결국 입소문인데, 인위적으로 조작된 입소문은 태생적으로 동력에 제한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찻잔 속의 태풍처럼 입소문만 무성하고 매출로는 연결도 되지 않다가 어느 순간 소멸됩니다. 그래서 진정성을 화두로 삼는 겁니다”

“사실 디톡스 자체는 차별화 포인트가 아니었습니다. 유사한 제품이 너무 많았거든요. 고민 끝에 ‘얼굴을 작게 해준다’는 콘셉트에 집중했습니다. 5개월만에 시쳇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적어도 바이럴 마케팅은 회사 CEO가 ‘직접’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첫 번째 원칙이다. 최소한 외주로 돌리지 말고 믿을만한 직원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회사 부도로…” 시작하는 판매법이 주효했던 것과 같은 이치란다.

요즘 뜨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에서 최 대표에게 마케팅 고문직을 제안했다. “회장님이 직접 마케팅업무를 하겠다고 약속해 주시면 고문으로 활동하겠습니다” 그의 대답이었다. 역시 성공한 기업인은 달랐다. “직접 마케팅을 챙기겠다”는 응답이 왔고, 최 대표도 합류했다. 매출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바쁜 회장님이 직접 챙길 정도면 성공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의 평가다. 다음은 고객의 구매패턴을 따라잡는 단계다.

“백화점 동선배치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1층에서는 눈이나 코를 통해 쉽게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향수나 화장품, 구두를 팔고, 1층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2층으로 올라가게 하지 않고 돌아가도록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고객이 백화점에 입장해서 겪는 물리적·시간적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구매패턴을 분석해 물건을 팝니다. 온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이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구매결정을 하는지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시각적으로 ‘겉면’에만 노출되는 인터넷 마케팅 특성상 적절한 시기에 구매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통해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그가 이끄는 iCEO가 빛을 발한다. 그가 10만곳에서 강의·교육을 실시한 원천이자, 벌써 10쇄를 찍은 베스트셀러 ‘인터넷 쇼핑몰 실전마케팅’의 저력인 셈이다.

성공한 마케팅, 실패한 마케팅

인터넷에 널린 게 ‘이론’이다. 최 대표가 말하는 ‘진정성’과 ‘구매패턴’은 그다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현실에서 ‘실제’로 적용한 사례가 궁금했다.

“낚싯대 생산업체를 경영하던 사장님이었습니다. 중국 공장까지 돌릴 정도로 제법 규모가 있는 곳이었는데 IMF 때 원청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경영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B2B 영업만 하다보니 수요자를 직접 만나는 B2C 역량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천에 그야말로 ‘하꼬방’같은 매장 하나를 냈는데, 누가 그 구석진 곳까지 낚싯대를 사러 올까요?”

소문을 들은 이 회사 사장의 부인이 최 대표를 찾아 온라인 마케팅을 배운 후 영업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가 3개월만에 다시 찾아왔다. “나이 50이 넘어서 컴퓨터를 배우기도 힘들고 제대로 다루지 못하니 힘들어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분을 앉혀놓고 처음부터 시작했습니다. 먼저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이야기했습니다. 낚싯대를 사고자 하는 수요자가 어떤 키워드에 반응하는지를 함께 고민했습니다. 예를 들면 ‘낚싯대’같은 키워드를 넣으면 검색되는 경우의 수는 많아지겠지만, 매출로 직결되는 확률은 낮습니다. ‘우럭낚시’, ‘배낚시’ 등으로 세분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카페와 블로그에 어떻게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글로 작성해드렸습니다”

이렇게 다시 시작해 6개월 후부터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1년 반 후에는 매장을 8차선 대로변 건물 1층에서 3층까지로 확장했다. 현재는 건물 매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사람의 마음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영업사원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 때 말로 설득하지 않습니까? 온라인에서는 그것을 글로 대신하는 것입니다. 방문자가 관심을 가질 내용을 진실되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또하나는 덧글 유도다. “손님이 없는 음식점에 들어가기 꺼리는 것과 같은 이치”란다. 가장 큰 실수는 게시물을 판매자 위주로 쓰는 것이다. “저는 이런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식으로 참여를 유도하면 덧글수의 단위가 바뀐다. 그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질문으로 시작된 게시물은 일반적인 게시물에 비해 덧글이 7배 많이 걸린다.

논란의 거리를 제공하거나 토론 혹은 의견을 나누는 주제를 가미하면 더 좋다. 페이스북의 팬 수를 늘리는 것도 결국은 질문에 대한 덧글이 좌우한다. 그러나 여기서 자작 덧글은 치명적일 수 있다. “아주 미묘한 곳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누리꾼들의 본능 같은 것”이란다.

다른 사례도 있다. 화장품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기능성화장품’으로 논의를 좁혀도 여전히 ‘너무’ 많다. 차별화가 쉽지 않다. 그는 “눈으로 먼저 만나는 인터넷 마케팅에서 차별화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방문자의 뇌리에 남지 못하면 매출로 연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르면 독소를 배출하는 디톡스(detox) 제품이 있었습니다. 사실 디톡스 자체는 차별화 포인트가 아니었습니다. 유사한 제품이 너무 많았거든요. 고민 끝에 ‘얼굴을 작게 해준다’는 콘셉트에 집중했습니다. 5개월만에 시쳇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반면교사 사례도 있다. 기술력이 ‘꽤’ 좋은 OEM 기업이 있었다. 앞선 낚싯대 회사처럼 B2C 전략은 없었다. 이 회사는 임팩트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않고 품질력과 가격으로 밀어붙였다. 그런데 가격은 화장품의 ‘결정적’ 승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마케팅 비용을 아무리 써도 매출은 오르지 않았다.

소상공인 성공 프로젝트, 함께 성공합시다

그는 ‘소상공인 성공 프로젝트’ 시동을 걸었다. 누구보다 바쁘고 ‘꽤나’ 성공적인 최 대표, 또다른 승부수인가, 의구심부터 들었다.

“소상공인은 당연히 조직력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자체 진화하는 마케팅 채널에 대한 적응력도 없습니다. 이 두가지라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iCEO 회원 5만명과 이들의 오프라인 정규모임, 필요시 이뤄지는 공동구매나 공동판촉같은 협동작업으로 조직력은 벌충이 가능하고 마케팅 채널이나 트렌드에는 제가 정기적으로 ‘배달’해 드립니다”

iCEO 회원 중 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성공자클럽에 등록한 소상공인 회원만 200여명이다. 클럽에 올리지 않은 수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숫자다. 이들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 사이에서 어느정도 ‘정형화’된 자료는 일반 회원에게 낙수효과처럼 번진다. 의구심이 들 법도 했다.

“소상공인들이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말라는 의미에서 도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기자가 질문한) 프랜차이즈 같은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커뮤니티는 순수성이 훼손되는 순간, 그러니까 이권에 개입하려고 하는 순간 와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역시 엄청난 ‘수업료’를 냈다. 그는 크게 성공했던 사업가였다가 ‘팽’을 당한 처지다. 이것만으로도 모자라 키워드광고만 월 4000만원을 지불하며 남은 돈을 날렸다. “성공의 느낌을 아니까… 이렇게 하면 그냥 돈이 벌릴 줄 알았다”고 술회한다. 그가 소상공인 성공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돈은 조금 벌릴 수 있습니다. 이때 달콤함에 취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돈이 생기면 조직관리에 들어가야 하고, 이후에는 자금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그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마케팅기법뿐 아니라 이런 모든 것들은 배워야 합니다. iCEO도 그런 큰 그림을 그리는 걸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불안하지 않기, ‘내 안의 나침반’ 만들기

“마케팅은 재화나 용역의 장점보다는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경영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재화나 용역을 만들어내고,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어떻게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식의 바람을 담아내야 합니다”

처음에 던졌어야 할 질문이 막바지에 나왔다.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판매하는 모든 행위입니다. 재화나 용역의 장점보다는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경영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재화나 용역을 만들어내고,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어떻게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식의 바람을 담아내야 합니다”

그런 생각 없는 경영자가 어디 있을까? “물론 본인은 ‘그런 생각 당연히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못합니다.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고 막연히 머리 속에만 담아두기 때문이죠. 조사해봤더니 실제로 그런 신념이나 바람을 제대로 정립하고 이야기하는 경영자는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잠재적 소비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경영자의 신념을 ‘제대로’ 정립하고 본인의 머리 속에서 ‘체계적으로’ 구현해 낸 후, 소비자에게 ‘실감나고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결국 인생에서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란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항상 불안합니다. 무엇을 공략해야할지, 어떤 마케팅 도구를 써야할지, 다음 닥쳐올 변화는 무엇인지… 안개 속을 걷는 기분입니다. 해법은 밖에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어떠한 형태로 움직이는지 어느 지점에서 구매가 결정되는지를 먼저 공부해서 ‘내 안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합니다. 꼭 본인이 다루는 것이 아니라도 유사한 제품의 경우에서 타산지석을 삼으면 됩니다. 인터넷의 바다에는 지천으로 널린 것이 성공과 실패의 사례입니다. 찾기 힘들면 도움을 청하세요. 기쁘게 찾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