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없는 高價전략…하이엔드 시장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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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샘플 없는 高價전략…하이엔드 시장 뚫었다 애견 패션용품 전문업체 패숀팩토리 전금규 대표

기사입력2015-01-10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금규 대표가 패숀팩토리 품목 중 하나인 애견용 우산 들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2007년 설립된 애견 패션용품 전문기업 패숀팩토리는 2009년 100만불 수출탑, 2011년 3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2013년 기준 이 회사의 수출액은 국내 애견용품 전체 수출액의 54%를 차지한다. 선진국과 견주면 일천하기 그지없는 애견 관련 산업 역사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으로도 선정될 정도로 성가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서유럽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60여개국에 총 39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연간 매출액은 약 50억원. 이런 기업일수록 ‘신의 한 수’ 같은 건 없다. 이 회사 전금규 대표 역시 “품질과 디자인 외에 다른 비결은 없다”는 뻔한 ‘모범답안’을 먼저 내놓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저가 보다 ‘좋은 디자인’ 승부수…디자인연구소 설립

“이미 중국기업들이 값싼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가격싸움으로는 승산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처음부터 ‘품질, 디자인, 브랜드’에 초점을 맞추고 제품을 생산했죠. 미국과 유럽지역을 타깃시장으로 잡고 고가의 고품질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현재 이 회사 제품이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이다. 여기에 호주, 스위스, 네덜란드 등 선진국 위주의 60여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이 중 16개국에는 독점 판매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퍼피아 하네스(Puppia Harness)’다. 퍼피아는 패숀팩토리의 주력 브랜드 이름이고, 하네스는 가슴줄이라는 의미다. 이 제품의 인기비결은 제조공정에서 비롯된다. 좋은 원단을 사용하고 박음질이 정교해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

패숀팩토리의 최고 인기상품인 애완견 가슴줄인 ‘퍼피아 하네스(puppia harness)’제품.<사진=퍼피아 홈페이지>

“가슴줄 없이 목줄만 사용할 경우 목 부분에 온전히 충격이 가해져 애완견들이 힘들어 할 수 있습니다. 목줄이 아닌 하네스를 착용하면, 제품 구조상 충격이 가슴과 배로 충격을 분산되기 때문에 애완견이 훨씬 편안해 합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퍼피아 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신축성이 뛰어나다며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기술력 향상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기술기반 중소기업 지원책을 활용한 효과가 컸다. 특히 지난해 서울테크노파크의 패밀리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연구개발과 마케팅에서 쏠쏠한 도움을 받았다”고 전 대표는 전한다.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인기비결 중 하나다. 패숀팩토리는 지난 2010년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할 정도로 일찌감치 디자인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품질력과 디자인을 무기로 이 회사 제품은 하이엔드와 미드레인지 시장에서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로엔드는 중국산 등 저가제품에 내주기로 했다.

퍼피아 하네스는 지난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세계일류상품 육성사업에서 차세대 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장성·성장성·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향후 5년 내에 시장점유율 5위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거나, 최근 3년 이내에 신기술·신제품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관문을 통과했다.

“펫츠포온리 등 이탈리아 업체가 하이엔드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들입니다. 2012년 기준 퍼피아 하네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4~5% 수준인데, 앞으로 더 끌어올릴 자신이 있습니다. 이외에 민소매, 패딩 등 시즌별 제품 다양화 전략도 시장에서 우호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무료샘플 “NO” 소량주문도 총알 배송

“유럽 소비자들이 ‘한국’하면 ‘북한’을 떠올릴 시점부터 이 시장을 노크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시장을 모르는 것만큼 그들도 우리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우리 제품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주문수량에 상관없이 제품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패숀팩토리는 16개국에 독점 판매를 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노리는 마케팅, 코마케팅도 활발하다. ©중기이코노미

초기에는 구글링을 통해 애견용품 업체를 일일이 찾아 홍보와 구매제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자부심과 성실함’을 양동작전으로 사용한 것도 재미를 봤다. 고가품답게 무료샘플을 돌리지 않는 대신 소량 주문에도 최대한 빠르게 배송처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어와 소비자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차근차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물론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엿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지금은 주로 해외전시회를 통한 마케팅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참가비 또는 부스비 등을 지원받아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개의 해외전시회에 참가했다.

“해외전시회 참가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가장 훌륭한 해외마케팅의 하나입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참가하게 되면 최소의 비용으로 전 세계 바이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는 애견용품 기업이 드물어 단체관(한국관)이 아닌 개별 부스로 참가해 왔습니다”

개별부스로 참석한 패숀팩토리는 비용을 더 절감하고 마케팅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바이어들과 함께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패숀팩토리에서 부스를 빌리고 바이어 측에서 나머지 비용이나 물품을 부담하는 식이다. 정부 지원에 추가비용까지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였다.

“상담도 훨씬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시아인만 있는 부스보다는 자신과 같은 피부색의 현지인이 앉아 있는 경우가 정신적 부담감이 덜할테니까요”

매출신장, 수출다변화에 “사회기여·직원복지” 목표도

전 대표는 이 분야가 앞으로 더 유망한 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늘고 고령화·개인화 추세가 강해지면서 반려동물에 대해 가족과 같은 애정을 주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목표로 매출신장과 수출시장 다변화를 꼽은 후 “사회기여, 직원복지, 세금 많이 내기”라는 생소한 답변을 내놨다.

“더 열심히 일해서 매출액을 크게 늘리고 싶습니다. 남미, 북유럽, 중동 등 새로운 시장 개척도 목표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에 대한 복지를 늘리고 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가족 같은 직원들, 그리고 우리 회사의 기반이라 할 사회에 보답을 하는 것은 기업인으로서 가장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세금 많이 내는 거요? 이익 많이 내야 하니, 결국 돈 많이 벌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