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행진…이제는 세계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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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국내 최초’ 행진…이제는 세계시장 정조준 입도분석·안식각측정기 전문업체 ‘케이원’ 신용진 대표

기사입력2015-01-31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케이원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나노입도분석기를 제조하는 전문기업이다. 신용진 대표는 간판 대신 현수막을 쓸 정도로 외양 치장에는 공을 들이지 않는다. ©중기이코노미

2001년 식품관련 기계를 판매하는 대리점으로 문을 열었다. 2005년 품목을 입도분석기, 분체특성측정기 등으로 변경했고, 2008년부터는 아예 제조와 판매를 병행했다. 현재는 입도분석기와 밀도·안식각·분체측정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나노입도분석기’를 제조해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는 케이원 이야기다. 아직 외형이 크진 않지만 국내에선 흔하지 않은 기술력을 무기로 꾸준히 외연을 넓히고 있다.

외국산과 품질 비슷, 브랜드 차이일뿐

케이원 사무실에 들어서면 “위잉~”하는 기계음이 먼저 반긴다.

“나노입도분석기가 내는 초음파 소립니다. 기계가 분말을 분산시키면서 내는 소리죠. 안경점이나 금은방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초음파 세척기 소리와 비슷한 느낌일 겁니다. 지금 고객이 보내준 샘플(분말)을 우리 제품으로 측정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겁니다”

신용진 대표의 설명이다. 나노입도분석기는 쉽게 말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들거나 불가능할 정도로 미세한 분말(파우더)의 지름을 측정하는 기계로 연구소, 대학교, 공장 등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분석을 원하는 분말이 케이원 나노입도분석기로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샘플을 보내온다.

케이원의 주력상품 나노입도분석기.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분말(파우더)의 크기를 측정한다. 현재 국내 30여개 대학 및 연구소, 생산시설 등에 납품되고 있다. <사진=케이원 제공>

분말의 범위는 의외로 광범위하다. 2차전지(충전이 가능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분해해보면 그 속에 모래처럼 생긴 검정색의 가루가 들어 있는데, 이것들도 따지고 보면 분말이다.

국내에서 나노입도분석기를 제조하고 있는 기업은 케이원이 유일하다. 국내시장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외국산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 케이원이 뛰어들었다. 현재 국내 30여개 대학을 포함한 각종 연구소와 생산공장에 판매중이다. 해외 수출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본고장 시장도 포함돼 있다.

“나노입도분석기를 제조하기 시작한지는 6년, 해외에 대리점을 두고 판매한지는 3년 정도 됐습니다. 어느 분야보다 정확도와 안정성이 요구되는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믿을만한 해외 대리점을 구하는 것도 녹록지 않았고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다른 국내기업들이 어려워하는 기술을 개발해 아이템을 늘렸습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케이원 나노입도분석기는 외국 제품들과 품질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고 그는 장담한다. “그 증거가 바로 이 ‘표준시료’ 입니다. 국내제품이든 해외제품이든 나노입도분석기를 제조하려면 모두 표준시료를 사용해 성능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브랜드 차이가 시장에서의 차이를 만든다고 할 수 있죠”

이 회사가 만드는 ‘국내 유일’ 제품은 나노입도분석기가 전부가 아니다. 제약사 등에 100개 정도 판매하고 있는 ‘안식각측정기’ 또한 다른 국내 기업은 생산할 염을 내지 않고 있다. 분말의 유동성(각도)을 측정하는 기계다.

“원형판에 분말을 넣으면 측정기는 분말이 제대로 쌓일 수 있는 각도를 측정합니다. 산업분야에 상관없이 분말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면 QC(품질관리)과정에서 꼭 필요로 하는 장비입니다. 현재 독일에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불말의 밀도를 측정하는 벌크밀도측정기도 국내외 110개정도 판매했다.

맞춤형 제작과 꼼꼼한 AS로 만족도 높여

케이원은 지난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서울테크노파크에서 주관하는 패밀리기업으로 선정됐다. ©중기이코노미

기술력과 사후서비스(AS). 당연한 이야기지만 신 대표가 케이원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집중하는 2가지다. 특히 신 대표는 꼼꼼한 AS는 기계 제조업 분야의 ‘윤활유’라고 강조한다. 기계 제품은 일반적인 소비재에 비해 고가인 만큼 소비자들은 보증제도(warranty)와 AS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케이원 제품 구매를 결정할 때면 보통 10~20년 장기간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둡니다. AS 수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이런 점이 경쟁력이 됩니다”

신 대표는 케이원이 판매사인 동시에 제조사기 때문에 더 빠르고 질 높은 사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해외 판매는 직판이 아닌 대리점을 거치는 방식을 취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리점에서 AS까지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리점 선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AS 능력과 책임감이다.

국내 희소기술 중점적으로 매달린다

맞춤형 제작은 케이원이 국내외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제품의 일부분을 개조하거나 기능을 추가해 만족도를 높였다.

“최근 외국 바이어로부터 제품에 온라인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요청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테스트를 실시할 때 피폭 등의 위험성을 회피하기 위해 기계 설치장소와 측정자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겁니다. 온라인으로 안전하게 기계를 제어하고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도록 기계에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물론 테스트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선도업체들과의 경쟁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해외기업의 국내 대리점과 비교해 20~30% 정도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수십년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는 해외제품을 단기간에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저희가 해당제품을 만드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라는 자부심은, 그 몇배의 난관을 딛고 일어선 결과입니다. 기술력만 확실하다면 장기적으로 비전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차근차근 성장의 사다리를 밟아올라 갈 계획입니다”

케이원은 최근 서울테크노파크에서 주관하는 패밀리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한층 더 자신감을 얻었다. 기술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고 컨설팅을 통해 기술개발과 기업경영 부문에 영양제를 맞고 있다.

“지금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안에 여러 아이템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나노입도분석기처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 않은 제품을 내놓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서 꾸준히 아이템을 늘려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초의 국산화’ 행진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플레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문기업으로 자리잡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