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 더 듣고 네트워킹 도움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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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현장 목소리 더 듣고 네트워킹 도움 줄 것” 송혁준 중소기업학회장 “중기 지원도 옥석 가리기 필요”

기사입력2015-05-02 00:00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덕성여대 회계학과 송혁준 교수는 지난 4월13일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중기이코노미

1978년 설립된 한국중소기업학회는 중소기업 분야에 대한 연구사업을 통해 관련 정책과 이슈 생산을 선도하는 곳이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다루는 기관들에게 이론적 토대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업들을 직접 만나는 접점은 그리 넓지 않다는 한계도 갖고 있다. 학회의 특성상 연구보고서 발간 등 학술적 사업에 무게중심이 쏠려 정작 중소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적었다.

지난 4월13일 한국중소기업학회(이하 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덕성여대 회계학과 송혁준 교수는 “임기 1년동안 국내 기업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기업과도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자리를 최대한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회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날것으로 듣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1~2년짜리 근시안이 아닌 5~10년 장기간을 보는 시각에 인큐베이팅의 역할까지 필요하다. 지원대상에 대한 변별력도 높여야 한다. 법적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점은 손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창업에 쏠려 있는 지원…성장중인 중기에게 분배해야

송 회장은 정부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고 있는 상황에도 할 말이 많다. 창업생태계를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아 창업을 하고는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지원이 확실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원기간을 단기에서 장기간으로 바꾸고, 자금 일변도 지원내용도 컨설팅 강화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처럼 단기로 1~2년간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이어간다면 재원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창업기업 10곳 가운데 창업 후 5년 이상 유지되는 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창업실패율이 높은 만큼 이에 맞춘 지원체계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 송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또 “정부가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줄었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창업에 비중이 쏠린 것도 사실이다. 창업이 창조경제를 이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성장을 이어 온 중소기업이 이런 지원에 더 목마를 수 있다. 마치 나무만 심어놓고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중기 지원사업 기준 세분화+글로벌 역량 강화’ 필요

©중기이코노미

그는 이 지점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변렬력을 높이고,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정책 가운데 지원대상이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정한 중소기업’으로 돼 있는 것에는 더 세분화된 기준이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특정다수에 대한 동등한 지원보다는 어느 정도 성장궤도에 오른 중소기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피터팬 증후군’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며 해외시장 점유율 등과 같은 글로벌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수시장은 물론 한국기업의 주요 진출시장이었던 중국시장 역시 포화상태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기술력을 키워주고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학회에서도 기업들이 해외기업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올 하반기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중소기업대회는 이 지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송 회장은 학회가 국내 중소기업들과 함께 이 행사에 참석해 거래선 발굴을 포함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중소기업대회는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International Council for Small Business)의 아시아 지역본부인 아시아중소기업협의회(ACSB, Asia Council for Small Business)가 주최하는 대회다. ACSB는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등 20여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 대회는 각국의 기업인과 정책기관의 장차관이 참가해 중소기업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한 행사다. 올 가을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 중소기업학회를 포함해 관련 유관기관과 기업인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지역 기업인 및 정책기관과의 네트워크를 쌓는데 학회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특히 인프라나 기업경영 등이 취약한 국가를 타깃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쌓고, 현지에 진출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 및 커뮤니케이션 툴, 자료개발 등에 학회가 기여할 바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