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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걸그룹 소녀시대 씨스타 만나다
스타와 중소기업 매칭 플랫폼 (주)스타콜라보 김민석 대표
- 기사입력2015-05-23 00: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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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타콜라보 김민석 대표 ©중기이코노미“걸그룹 소녀시대가 치킨 프랜차이즈 광고를 찍은 후 이 제품이 3년간 1억마리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이들이 정액계약 대신 로열티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치킨 한 마리당 100원씩만 받아도 상상 이상의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초기부담 없이 함께 파이를 키울 수 있었겠지요”
(주)스타콜라보 김민석 대표는 당시 헤어커투어라는 패션가발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만나 “가발 판매액의 일정 금액을 줄테니 소녀시대와 광고모델 계약을 하게 해 달라”고 제안했다. SM 입장에선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포기하기에는 확신이 너무 강했다. 끈질긴 설득은 계약으로 이어졌다.
소녀시대로 한류 효과 톡톡히…경험 나누려 스타마케팅 도전
2013년 소녀시대의 초상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 단순 광고 계약이 아닌 로열티 계약,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일정액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 ‘대박’을 쳤다. 지난해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10여개국과 3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도 맺었다.
“헤어커투어에는 관심이 없어도 소녀시대 가발이라고 하면 바이어들이 줄을 서더군요. 브랜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MOQ(최소구매 발주수량)를 10억원씩 줬으니까요”
한류 효과는 첫사랑만큼 강렬했다. 김 대표가 스타마케팅 사업에 뛰어든 계기이기도 하다. 기업과 스타를 연결해주는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헤어커투어 패션가발 런칭을 기념하는 소녀시대 팬 사인회<사진=스타콜라보>“중소기업에게 스타마케팅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어도 대형 기획사와 약속잡기부터 난관입니다. 실제로 소녀시대와 어떻게 계약을 했는지 물어보는 이들이 많았어요. 제 경험을 다른 기업들과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해진 매체 환경을 보며 더욱 확고해졌다. 김 대표는 “광고가 TV, 신문, 잡지, 라디오 등 4대 매체에 집중된 시기에는 채널도 좁고 비용도 비쌌다. 지금은 이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졌다. 패션가발의 경우에도 소녀시대가 자신들의 SNS에 제품을 홍보하면서 동남아 시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수현이 중소기업 광고에? 플랫폼 완성되면 가능해질 것”
고민의 결과물로 지난해 (주)스타콜라보가 문을 열었다. 중소기업과 스타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업을 직접 만들고 나선 것이다. 플랫폼은 5월에 문을 열었다.
“드라마 제작사, 연예기획사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한류스타 김수현 씨가 광고하는 중소기업 제품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김 대표의 자신감이 허투루 생긴 건 아니다. 이들이 기획한 프로젝트 ‘스타 매칭 플랫폼’은 지난해 5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핵심기술 개발사업으로 선정돼 2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왕 만드는 것,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플랫폼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먼저 정부에 사업을 제안했어요. 정부에서도 국가 차원의 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줬죠”
이 프로젝트를 그냥 ‘귀여운 아이디어’ 정도로 보면 오산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구입에만 10억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정교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안에서 홍보·마케팅은 물론 제품개발 및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풀어낼 수 있다.
“기업과 스타의 단순한 매칭을 넘어 양자를 모두 보호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수익정산 내역, 저작권 관리상황 등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고도 안정적으로 풀어나가는 시스템이 뚜껑을 열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초기 부담 없는 로열티 계약방식, 스타와 중소기업이 함께 판다
중소기업의 스타플랫폼 이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무료 회원가입을 한 뒤 홍보하고 싶은 제품을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이용해 등록하면 된다. 기업의 제품이 등록되면 스타콜라보는 온라인으로 이를 확인한 뒤 제품 이미지와 맞는 스타를 선정,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1대1 매칭을 주선한다. 이 부분이 핵심 경쟁력이 될 공산이 크다.
스타콜라보의 원천이 된 씨스타와의 패션트레이닝복 ‘비커즈’ 협업<사진=스타콜라보>“스타의 이미지, 관심사, 성향, 취미까지 데이터화됩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낚싯대를 마케팅하고 싶다면 낚시를 좋아하는, 그리고 낚시와 어울리는 연예인을 찾아 연결시켜 주는 겁니다”
해외 수출상품을 위해서는 한류스타 카드를 꺼낼 수 있다. 김 대표는 “일본 현지에서 동방신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온도차가 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동남아 타깃의 동방신기 광고가 솔깃해지고, 기업에서는 더 높은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로열티 계약방식은 이 과정을 추동하는 원동력이다.
“로열티 방식은 제품이 팔리는 만큼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스타가 더 적극적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평소의 성향과 관심사가 더해져 ‘진정성’ 있는 홍보가 가능해지죠”
이 가능성은 지난해 또다른 걸그룹 씨스타와의 트레이닝복 협업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9월 씨스타와 ‘비커즈’라는 트레이닝복 브랜드를 런칭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홈쇼핑과 중국, 동남아 유통 채널을 통해 6개월 동안 올린 매출입니다. 씨스타가 자신이 나오는 프로그램마다 비커즈를 입고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홍보가 됐죠. 이들도 1년 광고비를 7개월만에 모두 회수해 갔으니 말 그대로 윈윈했습니다”
중소기업과 스타 잇는 ‘중매쟁이’ 역할 해 나갈 것
여기서 의문 하나. 연예기획사들이 직접 제조업과 손잡을 가능성은 없을까?
“예전에 유명 걸그룹이 직접 청바지 브랜드를 런칭하려다가 엎어진 적이 있습니다. 기획사와 기업은 다른 종(種)입니다. 기업은 잘 팔리는 제품을, 기획사는 이미지를 올려줄 것을 찾습니다. 스타플랫폼 같은 기업이 눈높이를 맞춰줘야 합니다”
이는 결국 스타콜라보의 지향점이다. 김 대표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중매쟁이’란 말로 정리했다.
“스타와 기업을 잇는 일도 이와 맥을 같이 합니다. 기획사와 기업 간에는 믿음으로 연결된 통로, 스타콜라보가 구축하려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김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중소기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껏 승승장구해 온 그가 중소기업 중매쟁이를 자처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중소기업 경영하다 시쳇말로 ‘말아먹고’ 영영 재기를 못하는 선배와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역량이나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생각하면 답답한 노릇이죠. 스타콜라보가 성공하면 실패아카데미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쓰러진 중기인들을 모아서 다시 일어서도록 돕는 것이죠. 언젠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꼭 한번 해볼 생각이니까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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