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든 평양미인 계월향…전통 복식과 도회적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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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스마트폰 든 평양미인 계월향…전통 복식과 도회적 외모 독창적 조형이론·표현으로 관념미 발현…관념미학 어워드 수상작

기사입력2016-07-06 11:14

김정휘 미술평론가 (himanyoman@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이동연 작가 미인2-평양미인 계월향의 재해석, 65×162㎝, 자연지에 백묘, 채색, 2013

관념미학 어워드 선정기준

관념미는 작가관의 독창성 수준이 높거나 상식으로부터 진일보할수록 발생하는 지적인 특성의 아름다움입니다. 관념미의 발현경로는 조형이론, 표현수단, 표현과정, 표현방식, 표현양식, 모티프로 볼 수 있습니다. 선정기준은 ①독창적 조형이론이 존재하거나 관념의 미개척지를 개척하고 있는 경우(최상) ②표현수단, 표현과정, 표현방식, 표현양식, 모티프에서 뚜렷한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상) ③타인의 양식에 기대어 있으나(특정인의 작품에 대한 연상작용이 강한 경우를 의미함) 2번에서 언급한 부문에서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중) ④타인의 양식에 기대어 있으며 개성은 있으되 독창적 조형관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경우(하) 입니다.

제5회 수상작가 이동연(홍익대학교 동양화 미술학과 박사, 개인전 및 그룹전 다수)

이동연 작가는 평양미인 계월향의 초상화에 대한 현대적이고 참신한 재해석을 보여줌으로써 ‘모티프’에서 뚜렷한 독창성을 확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드러내었기에 제5회 관념미학 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세필의 섬세한 표현과 정갈한 색채를 바탕으로 치마의 유려한 선과 장식적 문양이 화면에 절제된 화려함과 은은한 세련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여인의 외모에서 풍기는 도회적 우아함과 현 시대를 암시하는 오브제가 전통적 복식과의 미묘한 긴장감 속에서도 은근한 어울림을 보여주고 있다.

치마의 풍만한 볼륨과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곡선의 아름다움이 시각적 편함과 풍부한 감상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참신한 ‘모티프’를 통해 현대와 전통을 우아하게 병치시키며 조화로운 어울림을 표현해내는 조형감각이 돋보인다.

제6회 수상작가 기진호(서울교육대학교 졸업,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전공 졸업, 개인전 13회 개최, 400여회 전시)

기진호 작가는 풍선의 조형에 대한 일관된 탐구로 ‘모티프’에서 뚜렷한 독창성을 확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드러내었기에 제6회 관념미학 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기진호 작가 balloons, 162.2x130.3cm, oil on canvas, 2014

이 작품에서는 균일한 크기의 풍선들이 화사하고 산뜻한 색의 구성과 함께 극사실주의와 리얼리즘의 경계에서 반복적 리듬을 자아내며 밀도있는 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모노톤을 바탕으로 채도와 음영의 대비만으로 견고하면서도 차분한 색의 운율을 형성하고 미니멀리즘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건조하면서도 다소 절제된 조형에 대한 접근은 주관적 감성의 과잉을 경계하는 대신 은근하면서도 다소 우회적인 회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듯 보인다.

‘풍선’이란 ‘오브제’에 대한 남다른 사유와 이를 화면에 도입하여 일관되게 연작을 이어나간 점은 그가 ‘모티프’에서 ‘고유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함으로써 제6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는 계기로 작용한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제7회 수상작가 이재열(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및 그룹전 다수)

이재열 작가 응집, acrylic on canvas

이재열 작가는 ‘응집’이란 주제로 선의 조형에 대한 참신한 패턴과 구성을 보여줌으로써 ‘표현양식’의 뚜렷한 독창성을 확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드러내었기에 제7회 관념미학 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을 살펴보면 단색조의 색채에 채도의 대비를 바탕으로 화면의 중앙으로부터 은은하게 퍼져 가는 빛의 흐름을 연상케 하는 시각적 연출을 조성하고 있고, 수많은 선이 부드러운 유영과 곡선의 반복적 리듬을 보이며 역동적 움직임과 기하학적 패턴를 구축함으로써 선의 응집이 자아내는 부분들의 합이 전체적으로는 구체에 가까운 구상성을 드러내고 있다.

모노톤과 ‘응집’을 연상케 하는 반복적 선의 구성으로 화면에는 산만함과는 거리가 먼 체계적 질서와 안정감이 부여되고 수많은 선이 자아내는 활력이 화면에 내포되면서 세련된 조형미가 가미되어 있다. 선의 조형에 대한 그의 사유와 탐구는 화면에 참신한 회화적 질서와 패턴의 탄생으로 귀결됨으로써 조형요소의 선의 표현의 가능성과 그 의미를 한층 더 풍성하게 넓혀가는데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기여하는바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제8회 수상작가 윤종석(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및 그룹전 다수)

윤종석 작가 86번-Hines Ward, 120X120cm, acrylic on canvas, 2013

윤종석 작가는 의상을 활용한 구상에의 접근과 콜라주를 연상케 하는 참신한 ‘모티프’를 통해 ‘상’에 해당하는 ‘관념미’를 확보하였기에 제8회 관념미학어워드 수상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아크릴과 점묘법을 활용하여 색의 자연주의적 재현의 수준을 높이고 의상의 질감을 섬세하게 화면에 담아내고 있으며 검은색 배경과의 대비로 구상의 실루엣이 더욱 즉각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의상을 오브제로 선택하여 형태에 의도적인 변화를 줌으로써 ‘구상’을 드러내고자 한 ‘모티프’는 작품에 유머와 더불어 풍부한 감상의 즐거움을 내포하고 있다. 의상으로 구상성을 담아낸 것을 단순히 콜라주하기보다는 점묘법을 활용한 사실적 재현을 보여줌으로써 일상 속 친숙한 오브제의 낯설고 키치한 변화와 더불어 회화에서 구상으로의 또 다른 접근방식을 그의 작품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의미가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참신한 ‘모티프’로써 회화의 표현의 다양성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유머러스한 요소도 배제하지 않음으로써 대중적 흥행과 친숙함에도 가볍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관념미학어워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