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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고흐의 ‘별밤’에 2만개의 크리스털이 반짝
크리스털 원료로 예술 빚어내는 권창희 작가
- 기사입력2015-06-16 13:38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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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 크리스털이 가로 170개, 세로 125개로 조합된 이 작품에는 총 2만1250개의 크리스털이 들어갔다. <사진=권창희>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예술가들에도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전 세계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내놓았다. 권창희 작가의 ‘별이 빛나는 밤’은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작품이다. 2만1250개의 크리스털을 붙여 만든,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이다.서울 용산동에 있는 그의 작업실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들로 가득차 있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데 스와로브스키 제품만을 고집한다. 크리스털이 잘려나간 모양이 가장 예쁘고 색상도 다양하며, 품질이 균일하다는 이유에서다. 권 작가는 “스와로브스키는 유리가공품임에도 보석 취급을 받는다. 그만큼 품질 수준이 높다는 의미”라고 했다. 품질을 고집하다 보니 작품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작품 한 점을 만드는데 재료비만 400만원 가까이 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권 작가가 처음부터 미술을 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뒤 IT회사의 웹 에이전시와 광고대행사의 디자인디렉터로 일을 했다. 지난 2011년에는 휴대폰케이스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부착해 판매하는 브랜드 ‘크리스토그라프’도 론칭했었다. 당시 내놨던 휴대폰케이스는 150만원. 제품은 호평을 받았으나 비싼 가격 탓에 지갑을 여는 이는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권창희 작가가 지난 10일 서울 용산동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브랜드를 접은 뒤에는 크리스털로 나홀로 작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크리스털을 일정한 방식으로 배치해 패턴을 만들어 냈고, 최근 들어서는 고흐나 리히텐슈타인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점묘화처럼 만든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감상하는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수만 개의 크리스털이 영롱한 빛을 발산한다. 불을 끄고 봤을 때 더 아름답다는 것이 권 작가의 설명이다.디자인 업계에선 ‘선수’지만 예술가로 보자면 아직 신예다. 크리스털을 이용한 예술이 국내에는 흔치 않은데다 작품 한 점을 제작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 스테인리스판 위에 크리스털을 붙여나가는 단순노동처럼 보이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데 꼬박 3개월이 걸린다.먼저 관심을 보여온 곳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만 참여하는 ‘월드 럭셔리 엑스포’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 9월에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처음 열렸는데, 이 전시의 디렉터가 권창희 작가에게 전시를 하자며 연락을 해 왔다. 그의 작품은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명품 브랜드, 중국의 유명 미술작가인 펑정지에의 작품과 함께 소개됐다.지금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호텔 벽을 만드는 일이다. 호텔 벽면을 자신이 만든 크리스털 패턴으로 가득 메우고 싶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제주도에 크리스털 테마파크를 디자인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스와로브스키가 오스트리아에서 운영 중인 ‘크리스털 월드’ 테마파크 같은 곳이다. 권 작가는 “크리스털을 패션, 인테리어, 여행 등과 접목시키면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털로 패턴을 만든 작품. <사진=권창희><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