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생활비 상승…1인 가구 소비성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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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주거비·생활비 상승…1인 가구 소비성향 약화 소비회복에 부정적…1인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대책 필요

기사입력2024-12-09 13:3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주요국에 비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소득 수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보장 수준도 낮은데, 팬데믹 이후 이러한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다른 가구보다 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중 주거비와 생활비 등의 부담이 커져 소비성향이 약화된 것이다. 이는 소비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 1인 가구의 주거·소득·고용 안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자발적·비자발적 1인 가구 늘고있는데=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를 보면,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인구구조 등의 변화로 자발적·비자발적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해 왔고, 팬데믹 이후 빠르게 확산돼 2023년 기준 1인 가구는 35.5%를 차지한다.

1인 가구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경기지역의 1인 가구는 21.9%, 서울지역은 20.8%로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 비중이 매우 높다. 또 청년·고령층 비중이 높은데, 성별로는 청년층에서는 남성이, 고령층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높다. 특히 팬데믹 이후 연령별 1인 가구 수의 증가율은 60대 이상, 20~30대 순으로 높았다. 20~30대의 경우 취업과 학업 등의 이유로, 60대 이상은 이혼, 별거, 사별 등이 주요 이유였다. 청년층은 의식변화 등이, 고령층은 고령인구 증가가 1인 가구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1인 가구 비중이 40% 이상의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 빠른 증가세를 보여, 2000년 이후부터 2019년까지 1인 가구는 매년 평균 0.756%p씩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경제 형편 취약…고용안정 역시 낮아=보고서가 소득·자산·고용 상황 측면에서 1인 가구의 경제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경제 형편은 대체로 여타 가구에 비해 취약했다.

2023년 중 1인 가구의 약 70%가 연소득 기준으로 3000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균등화 소득기준으로는 1인 가구(2606만원)의 평균소득이 전체 가구(3950만원)에 비해 34.0% 낮다. 또 1인 가구의 균등화 순자산은 1억6000만원으로 전체 가구 2억8000만원의 59% 수준이다.

고용 형태로 살펴보면, 1인 가구는 여타 가구에 비해 단순·임시직 일자리 비중이 높아 고용안정도 역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팬데믹 충격…평균소비성향 더 약화=보고서는 주요국에 비해 1인 가구의 소득 수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보장 수준도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팬데믹 충격 이후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여타 가구보다 더 약화되면서 경제 전체의 소비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1인 가구의 소비행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가구의 소비성향 둔화는 소비의 구조적인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9년~2023년 사이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6% 하락했으나, 다인 가구는 3.8% 하락했다. 보고서는 소득·자산 등 경제 형편이 취약한 상황에서 팬데믹 기간 중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이 약화된 원인을 ▲주거비 상승 ▲생활비 부담 증가 ▲임시직·일용직 중심의 고용 충격 ▲위기에 따른 소득 충격 등으로 꼽았다.

1인 가구의 소비 중 월세 비중은 42.3%로 전체 가구의 약 2배 수준이다. 특히 29세 이하 1인 가구의 월세 비중은 64.1%로 높다. 팬데믹 이후 월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1인 가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1인 가구의 경우 생활비 비중이 높은데 팬데믹 이후 생활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소비심리는 급하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식품료·외식비 등 식품가격과 전기료, 도시가스 등 생활물가가 상승해 1인 가구의 소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거·소득·고용’ 안정 정책 필요하다=보고서는 높은 주거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 1인 가구 확산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종합적인 주거안정대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서는 20~30대 응답자의 60~70%가 1인 가구 정책 중 주거안정 지원정책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1인 가구의 경우 높은 주거비 부담 해소를 위해 주거안정대책이 절실해 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