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개발을 통해 주택공급 늘리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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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서울시, 재개발을 통해 주택공급 늘리겠다는데 갭투자 일시 증가, 비아파트 가격 상승…중저가 주택시장 불안 우려

기사입력2021-06-28 11:3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zigbang.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서울시가 2025년까지 24만호 주택공급을 본격화하기 위해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대 규제완화 방안’을 지난 5월26일 발표한 바 있다. 서울에 향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을 매년 4.8만호씩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집값 자극이 덜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재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책을 선 가동해, 2025년까지 재개발 13만호를 쏟아낼 예정이다.

서울시 주택 준공물량이 연평균 7만6279호였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 4년간 상당히 많은 물량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이코노미

재개발 6대 활성화 방안은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전면 도입을 통한 정비구역 지정기간 단축(5년→2년) ▲주민동의율 민주적 절차 강화 및 확인단계 간소화 ▲재개발 해제구역 중 노후지역 신규구역 지정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를 통한 사업성 개선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를 통한 구역 발굴이다.

눈여겨볼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다. 향후 재개발정비구역 지정이 한층 쉬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재개발 구역지정을 위한 법적요건은 필수항목(노후도 동수 2/3 이상, 구역면적 1만㎡ 이상)을 충족하고, 선택항목(노후도 연면적 2/3 이상, 주택접도율 40%, 과소필지 40%, 호수밀도 60세대/ha) 중 1개 이상을 충족하면 되므로, 노후 주거지의 경우 재개발 구역지정 소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주거지의 정비사업 진입문턱이 낮아져 재개발 시동을 거는 지역이 증가한다면 사업기대감이 선 반영되며, 비아파트 주거지 중 노후 단독·다가구 또는 다세대·빌라 밀집지의 매매가 상승이 현실화되고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 형태의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 상대적으로 아파트에 비해 덜 올랐던 비아파트 주거상품의 가격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중저가 주거지의 가격상승으로 서민 주택시장의 가격 불안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어, 개발과 투기수요 억제를 동시에 담보해야하는 어려운 숙제가 될 전망이다.

둘째로 주목할 부분은 서울시가 주도하는 ‘공공기획’을 전면 도입해 구역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5년에서 2년 이내로 대폭 단축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정비사업처럼 서울시도 ‘공공기획’ 도입을 통해 기존에 자치구가 맡아 통상 42개월 정도 소요됐던 절차를 1/3(14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단, 주민제안 등 해당지역의 토지주 등의 사업 참여의지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되며, 공공 등 지자체 지원이 가미되는 만큼 기부채납비율 상향과 임대주택 건립 또는 조합원지위양도 금지 시점(현 관리처분계획인가)을 앞당겨 투기적 가수요를 차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서울시가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대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중저가 주거지의 가격상승으로 서민 주택시장의 가격 불안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어, 개발과 투기수요 억제를 동시에 담보해야하는 어려운 숙제가 될 전망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세 번째는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제한을 적용받고 있는 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완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비계획 수립 시 2종 일반주거지역 수준으로 용적률(기준용적률 190%, 허용용적률 200%)을 적용하고, 7층 이상으로 건축이 가능해져 사업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서울시의 2종 일반주거지역은 전체 주거지역(325㎢)의 약 43%(140㎢)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 2종 7층 지역은 약 61%(85㎢)에 달해 전체 주거지역에서 상당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

노후도가 비교적 높은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 지역의 사업 수혜가 기대되고, 과거 뉴타운 출구전략을 통해 지구지정이 해제된 지역들의 사업 추진 움직임이 조금씩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구지정 해제로 건축규제가 풀린 노후 주거지는 저금리 기조를 틈타 몇 년간 다세대 및 다가구 신축이 많았던 상황이라, 노후 주택과 새 주택이 혼재된 지역위주로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주민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구역지정 활성화를 위해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를 실시, 연 25개 이상 구역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6대 규제완화책 시행을 위해 10월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변경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투기적 가수요 차단을 위해 재개발구역 지정 후보지 공모 시 공모일을 주택 분양권리가 결정되는 ‘권리산정기준일’로 고시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기는 하다. 하지만 상시적인 시장 과열현장의 계도활동과 모니터링을 통한 불법 단속도 꾸준히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