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1천조, 출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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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1천조, 출구가 필요하다 참여연대, 고통 분담 위한 정부·정치·금융권의 대책 마련 요구

기사입력2022-07-22 11:5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1.코로나 시기 사업이 어려워지는데, 계속 버텨야 하니까 대출을 받아서 막고 버티고, 이자를 내기 위해 대출을 받는 상황이 되었어요. 코로나 이후 대출이 1억원이 넘어갔습니다. 지금 매월 원리금 상환을 300만원하고 있는데, 거치기간 있었던 것 도래가 되면 한달에 350만원 갚아야 해요. 보통 날이 더워지면 성수기여서 월 매출이 600만원~700만원, 800만원까지 나왔었는데, 지금은 200만원도 안나와요. 임대료 월 100만원인데 그 돈을 낼 수 없으니까 임대료가 7개월째 연체 중입니다. -카페사장 B씨-

#2. 2019년 하반기에 종업원 1명 두고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습니다. 2019년도 대비 현재 매출이 40% 감소한 상태입니다. 코로나 직전 월 매출액이 3000만원 정도 되었는데, 코로나 이후 배달만 하다보니 1700만~1800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영업점 유지와 생활비 충당을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현재 원금 상환은 못하고 이자만 내고 있어요. 업종전환을 고려중이고 업종전환에 따른 대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식당 사장 D씨-

자영업자 부채 증가율이 2020년 이후 10~20%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역대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알려진 가계부채 증가율보다도 높은 수치다.

참여연대는 22일 이슈리포트 ‘1000조원 소상공인 부채,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발표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실태와 그로 인한 경제위험 및 불공정한 사회적 손실전가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구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을 합한 자영업자 부채는 올해 3월말 기준 960조700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40.3% 증가했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규모는 3억5000만원을 넘어 비자영업자 1인당 대출규모인 9000만원의 4배 수준에 이르며, 현시점에 더욱 심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소상공인와 자영업자의 부채의 양 뿐만 아니라 질 역시도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당장 올해 9월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해제될 경우 약 140조원을 상회하는 대출원리금에 대한 상환 압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신용카드, 캐피탈 등 비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의 대출이 급증했으며, 이는 코로나19 방역조치 영업제한으로 야기된 영업손실을 감내하고, 부족해진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형편에 놓인 자영업자일수록 대출이 증가하는 것에서도 확인되는데, 1~2분위 개인사업자의 대출 증가율은 무려 20%에 이르렀다.

리포트는 저소득층의 대출 증가, 비은행권 대출 비중 확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차주의 과반수가 다중채무를 지고 있는 상황 등은 금융권을 넘어 사회적 위험요소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78만 자영업자 가구가 적자상태이고, 이중 27만 가구는 1년을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추산된다.

참여연대는 올해 1차, 2차 추경으로 손실보상률은 각각 90%, 100%로 인상되었으나, 2020년~2021년 상반기에 이르는 시기의 손해에 대해서는 소급적용되지 않아 코로나19로 고통받았던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유행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영업제한 정책, 손실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는 대출을 동원하는 방식의 정부정책은 한편으로는 소상공인의 영업을 심각히 위축시킨 반면,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의 이익은 더욱 확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이는 정당한 손실보상과 사회적 고통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리포트의 해석이다. 한편, 코로나 시기 유동성 확대에 따라 금융권은 역대급 이익을 향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포트는 국민경제의 측면에서 보아도 자영업자 대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은 저소득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불능에 따른 경제위축과 금융리스크 확대, 회생불가능한 자영업자의 구조조정 지연 등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손실보상 소급적용과 과감한 직접 지원,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부채 탕감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현재 급증하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와 그로 인한 문제(경제리스크, 불공정한 사회적 손실전가)의 고통분담 등 정부, 정치, 금융권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