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관 ESG 평가…국내기업은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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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글로벌기관 ESG 평가…국내기업은 최하위” 17개국 비교 결과…E 14~16위, S 12~17위, G 15~17위 수준

기사입력2022-12-27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글로벌 평가기관의 ESG 평가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기업의 성과가 국제적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ESG 평가를 위한 국제표준이 개발되고 있는 등 ESG 평가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ESG 의무공시, ESG 투자 확대, 공급망 관리 의무화 등으로 ESG에 적극적이지 않던 국가 및 기업 역시 ESG 평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업, 글로벌 ESG 평가 최하위권=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ESG 평가 및 데이터 제공기관이 있으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레피니티브(Refinitiv) ▲ MSCI ▲무디스(Moody’s) ▲블룸버그(Bloomberg) ▲FTSE Russell ▲S&P Global ▲CDP Climate ▲ISS 등이 있으며, 한국의 지역 평가사로는 ▲서스틴베스트 ▲한국 ESG 기준원(구 한국지배구조원) 등이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기업 특성을 통제한 후 국내기업과 다른 국가 기업의 ESG 영역별 평균점수 차이를 추정했다. 비교 대상국가는 호주, 캐나다, 스위스, 중국, 독일, 덴마크, 프랑스, 영국, 인도, 이탈리아, 일본,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스웨덴, 싱가포르, 미국 등 16개국이다.

글로벌 평가기관의 평가결과, 국내기업의 E분야는 14~16위, S는 12~17위, G는 15~17위를 차지해 17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의 G점수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주요국의 ESG 성과 평가 실태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ESG 평가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포함되는 다양한 요소의 성과 및 위험 관리를 종합해 하나의 숫자 및 등급으로 요약함으로써 투자자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SG 성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보고서는 더 많은 기업이 ESG 성과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ESG 평가기관 및 데이터 제공업체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2021년 발간한 국내기업 ESG 공시 가이드라인인 K-ESG 가이드라인이 현재 논의되는 국제표준과 얼마나 상응하는지 살펴보고, 적절한 업데이트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무디스를 제외한 글로벌 평가기관은 우리나라의 초대기업 및 금융사를 중심으로 ESG 성과를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 점수가 낮은 것은 국내기업의 ESG 성과관리에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이를 전체기업으로 확대하면 ESG 위기관리 대응이 상당히 미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시장에서 ESG는 정착 초기단계이므로 시장이 성숙하면서 일정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3월31일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는 지속가능성 공시를 위한 최초의 기준서인 ‘IFRS S1 일반요구사항’과 ‘IFRS S2 기후관련 공시’에 대한 공개초안을 발표했다. 공개초안에 따르면, 종속기업에 대한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도 보고하도록 돼 있고, 기후 관련 공시지표의 경우 대다수 국내기업이 이미 활용 중인 GRI 기준 보다 공시범위가 넓으며, 탄소배출량 정보 공시 시 스코프3 배출량까지 공시하도록 하고 있는 등 국내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스코프3은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배출량을 말한다.

보고서는 이와같은 표준공시가 제정되는 것은 ESG 평가의 방향 역시 국가·지역별 표준이 아닌 하나의 국제표준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국내기업은 재벌 경영과 같은 분명한 지역적 특수성이 있으며, 이는 국제기준 ESG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으므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국제 ESG 표준공시 및 평가 가이드라인은 여러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통해 달성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국내 및 아시아 기업의 이해와 특수성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제 논의의 당사자로서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