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들썩’…고물가에 L자형 침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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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8월 물가 ‘들썩’…고물가에 L자형 침체 우려도 “수출 조기 회복 어려울 경우, 장기 침체 ‘상저하저’ 가능성”

기사입력2023-09-06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6월과 7월 두 차례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들어 다시 3%대로 뛰어올랐다.<자료=통계청>

8월 물가가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침체가 L자형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상승했다. 올해 6월과 7월 두 차례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 5월(3.3%)보다도 소폭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지난해보다 11.0% 하락했지만, 외식물가는 5.3%로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농산물(5.4%)과 수산물(5.8%), 가공식품(6.3%) 등 밥상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생활물가지수 역시 3.9%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되는데, 세부항목 중 식품은 4.7%, 식품 이외는 3.3%가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1월부터 7월까지는 연속으로 물가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8월 물가 반등은 일정부분 예상된 바다.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53개 기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응답자의 37%에 달했다. 7월의 같은 조사에서는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9%였는데, 한달만에 28%p가 늘어났다. 반대로 물가가 하락할 것이란 응답자 비율은 9%로 한달만에 35%p 줄어들었다.

◇고물가에 위축된 소비, L자형 침체 우려=이같은 고물가로 인해 민간소비가 위축되고, 결국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상저하고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경기 회복 모멘텀 확보 절실’ 보고서는, 향후 경기의 향방을 가를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고물가에 따른 가계 구매력 약화”를 꼽았다.

보고서는 “물가상승률의 둔화와 소비심리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으나,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실제 소비는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고물가와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가계가 ‘인플레이션 착시’를 인식하고 실질 가처분소득에 맞춰 소비를 하려는 동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로는 “물가수준 자체에서는 2020년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보았을 때, 전 품목이 평균적으로 10% 이상 상승해 있는 상황”이며, “이러한 고물가와 더불어 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른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이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 중”이라고 들었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실질가처분소득에 맞춰 실제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수출 경기의 조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장기 침체 시나리오(L자형, 상저하저)의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2022년 하반기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2023년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지표상 상저하고’가 예상되나, 시장에서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물가 안정’과 ‘재정건전성 확보’의 중장기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미시적 대응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준금리는 동결하더라도 자금경색 완화 대응과 재정정책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수출의 성장 견인력 급락을 보완할 수 있는 소비의 경기 안전판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며, 임시공휴일 지정이나 국내 관광에 대한 할인 및 쿠폰 지원 등과 같은 다양한 미시적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내수시장 활력을 유지해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수출과 투자,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등 각 분야에서의 경기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