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됐던 온라인 플랫폼 ‘갑질 규제’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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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중단됐던 온라인 플랫폼 ‘갑질 규제’ 부활하나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기사입력2024-01-30 13:39

신지아 기자 (jiah1288@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칭)플랫폼 경쟁촉진법’에 대한 관련업계의 의견청취에 나서자, 찬반양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사실과 다른 주장이 난무하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2021년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2023년 온라인플랫폼 ‘경쟁촉진’법은 같은 법일까? 그렇지 않다. 당초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4월 공정위는 ‘온라인플랫폼공정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자율 규제로 방향을 틀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말부터 공정위가 새롭게 ‘(가칭)플랫폼 경쟁촉진법’ 추진을 위해 관련업계의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2023년 12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무회의를 통해 “독과점 플랫폼의 시장질서 교란행위를 차단하고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소수의 독과점 온라인플랫폼 기업을 규제하겠다며, 일정 이상 수준의 매출과 시장점유율, 이용자 수를 정해 지배적 사업자 내지 게이트키퍼로 지정한다는 취지를 전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법안에는 ▲자사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최혜대우 등 4가지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했다.

관련업계와 언론에서는 ‘온플법’이란 줄임말을 사용하며, 2021년 당시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최근 추진하겠다고 밝힌 플랫폼 경쟁촉진법을 동일시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경쟁정책국 디지털경제정책과 김경원 사무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두 법안은 전혀 다른 법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사무관은 “먼저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지금 얘기되고 있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내용이 전혀 다른 법안”이라며, “둘 다 본 명칭이 너무 길다보니까 다들 그렇게 지칭을 하는 것 같다”고 말헀다. 이어 “이번에 추진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다른 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응하려는 취지이기 때문에 다른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종전 발의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최근 새롭게 추진된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내용이 전혀 다른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플랫폼 갑질 규제 시급 vs 혁신 저해

시장을 흔들 정도로 몸집이 큰 몇몇의 플랫폼 기업을 사전에 지정해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인 이 법을 두고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공정위는 주기적으로 국내외 플랫폼에 관계없이 매출액과 이용자 수·시장점유율·시장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지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정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주요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여성벤처협회 등 4개 협·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 단체는 “플랫폼법 제정은 ‘규제 혁신이 국정 최우선 과제’라는 윤석열 대통령 과거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규제 필요성만 강조하고 본질적 목적인 벤처·스타트업 혁신과 성장을 입법 과정에서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했다.

반대로 중소기업계는 예전부터 거대 플랫폼을 규제하는 내용의 법 제정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은 중기이코노미를 통해 “요즘 모든 사업자가 온라인 플랫폼 없이는 사업이나 장사를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며, “그런데 플랫폼이 소수 기업만 남아 독점처럼 되면서 불공정 거래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어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사무총장은 “독과점 완화를 위한 관련 법 마련을 통해 대형 플랫폼의 갑질 등을 방지해야 한다”며, “입점업체 권익보호를 위해 불공정거래와 수수료 및 광고비 체계 등을 바로 잡아 기득권, 독점권 남용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의 공정한 경쟁과 선진 기업화에 발맞춰 대기업에 집중된 세제혜택, 규제완화 정책 등 정부 지원이 새해부터는 중소기업까지 확대되는 방안이 광범위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영역을 불문하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소상인, 자영업자, 노동자들이 대거 온라인 플랫폼 영역으로 흘러 들어왔다”며, “실제 통계청의 2022년 2월 당시 집계된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4314억원에 이른다. 특히 배달서비스(음식서비스)는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이 97.7%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던 재작년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로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며, “통상 온라인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의 5분의 1 가량이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광고료, 책임 전가 문제 등 불공정 거래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독과점 문제는 구조와 행위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문제가 되는 ‘행위’를 조사하는 동안 ‘구조’ 자체가 독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특히 온라인에서는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플랫폼을 선택하고자 하고, 또 선택이 너무나 쉬워 쏠림 현상이 심해지므로 독과점화 속도도 엄청 빠른데, 이것은 플랫폼에 참여하는 중소상인·자영업자·노동자 모두에게 해당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독점화가 진행되면 그때부터는 참여자 모두가 플랫폼의 노예가 되어 플랫폼이 원하는 걸 따르지 않을 수 없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기존 대기업들의 갑질 행태가 반복돼 중소기업이든 소비자든 피해를 입어선 안 될 것”이라며, “경쟁을 촉진하는 법은 소비자의 권익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참여하는 중소상인·자영업자·노동자 등 모든 참여자의 권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