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패밀리·가출원…‘지재권 가지’ 풍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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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특허패밀리·가출원…‘지재권 가지’ 풍성하게 특정 브랜드 연상하게 하는 특징적 디자인 ‘트레이드 드레스’ 체크

기사입력2024-10-14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 주방용품 메이커 만대복(万代福, Wonderful)은 빨간 바탕에 노란 글씨가 있는 맥도널드와 유사한 상표에 M을 뒤집어 W로 사용했다. 맥도널드는 이 회사의 상표가 맥도널드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중국 법원은 만대복의 상표가 일반 수요자 관점에서 맥도널드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혼동할 수 있다며, 맥도널드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만대복의 해당 상표는 취소됐다.

맥도널드와 중국의 만대복 간 상표 분쟁은 다국적기업이 중국시장에서 상표권을 보호하는데 겪는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자료=한국지식재산보호원> ©중기이코노미

차현태 특허법인 더웨이브 대표 변리사는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최근 개최한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성공을 위한 IP분쟁 대응 세미나’에서, 여러 국가에서 상표 및 지식재산권 분쟁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상표는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필수”라며, “창업을 했다면 반드시 상표를 등록하고 보호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표는 반드시 등록하고, 보호해야=해외시장에서 상표를 출원하고 상표가 유명해질수록 누군가로부터 상표권에 대한 공격을 받게 된다. 특허청이 파악한 해외시장에서의 무단선점 의심피해 상표 현황을 보면, 2014년에서 2023년 사이 중국이 1만5374건, 인도네시아 4313건, 태국 2819건, 베트남 2110건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지재권 소송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지식재산권 분쟁을 겪은 기업은 중소기업이 59.4%, 중견기업이 9.9%, 벤처기술혁신형 기업이 29.7%, 대기업은 1%다.

◇애플과 삼성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차 변리사는 최근에는 상표와 함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지식재산보호원> ©중기이코노미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외관, 포장, 디자인 등의 시각적 요소로,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연상하도록 하는 특징적인 디자인을 말한다. 상표의 일종으로 간주되며, 제품의 모양, 색상, 패턴, 포장디자인, 가게의 인테리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애플과 삼성이 7년여에 걸쳐 다퉈온 특허분쟁은 이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의 문제였다. 애플은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이 아이폰의 트레이드 드레스와 너무나 유사해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다며, 이는 상표권 침해와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2018년까지 이어졌으며, 최종적으로 삼성은 약 5억3900만 달러를 애플에 배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 사건은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에 대한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으며, 기업이 제품 개발과정에서 경쟁사의 디자인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고 즉시 그 출처를 알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트레이드 드레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표처럼 소관기관에 트레이드 드레스 등록을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특허상표청(USPTO)과 같은 기관에 트레이드를 등록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Patent Familly, 가출원…지재권 가지=지식재산권 ‘가지’를 풍성하게 만들 수 있도록 권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향후 밸류에이션과 레버리지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이 저렴하고 쉬운 방법으로 특허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전략으로 Patent Familly(특허 패밀리)와 가출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차현태 특허법인 더웨이브 대표 변리사는 “상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필수”라며, “창업을 했다면 반드시 상표 등록을 하고 보호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구글이 2014년 창업 5년차인 Nest Labs를 4조5000억원에 인수한 배경에는 Patent Familly 가치평가도 한 몫했다고 한다. 구글은 IoT 기업인 Nest Labs를 통해 스마트홈 및 IoT 시장에 진출하고자 했고, 하트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스마트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특히 Nest Labs의 특허 포트롤리오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출원된 특허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핵심기술에 대한 354건의 Patent Familly로 구성돼 있다.

Patent Family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발명에 대해 여러 국가에서 출원된 특허를 집합적으로 가리키는 용어다. Nest Labs의 Patent Family는 Nest Labs의 기술적 혁신을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시장에서 경쟁사가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차 변리사는 새로운 특허를 출원하는 것에 비하면 핵심기술에 대한 Patent Family를 출원하는데 약 4분의 1의 비용으로 가능하고, 유사한 특허를 광범위하게 방어하는데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특허 가출원은 특허 출원인이 신속하게 출원일을 확보한 이후에 본 출원을 통해 상세한 내용을 제출할 수 있는 제도다. 가출원을 통해 임시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출원일을 확보한 후 추가적인 연구나 발명 내용을 보완할 시간을 가짐으로써 완성도 높은 내용을 포함해 본 출원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출원은 특허출원보다 간소하다. 가출원을 통해 확보된 출원일은 본 출원 시 우선권을 주장하는 기준이 된다. 단, 가출원 후에 본 출원을 하지 않으면, 가출원 효력이 상실되므로 반드시 기간 내 본 출원을 해야 하며, 가출원과 본 출원의 내용은 일관돼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