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들이 선택한 올해 ‘투자 1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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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글로벌 CEO들이 선택한 올해 ‘투자 1순위’는 정부 R&D도 AI예산 집중…블록체인·메타버스·양자컴퓨팅 관심 ↓

기사입력2025-02-06 00:00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뉴욕 증시의 폭발적 상승을 이끈 기업은 엔비디아였다. 연간 주가가 170% 이상 치솟은 엔비디아는 AI 관련 주 중에서 1순위로 꼽혔다. AI에 대한 투자가 글로벌 경제의 동력으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2025년 올해 글로벌 CEO들이 꼽은 투자 1순위도 역시나 AI였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이 발행한 ‘글로벌 CEO들이 말하는 2025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난뒤 3주간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41곳의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가 담겼다.

이 조사에서 2025년에 투자계획을 세우거나 확대하고자 하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47%가 AI를 지목했다. 1년전 같은 조사(29%)에 비하면 18%p가 증가한 것이다. 이유로는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기대한다거나, “AI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의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등이 있었다.

AI가 부상한 반면 관심이 낮아진 분야도 있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CEO는 13%에 그쳤다. 지난해 21%에서 7%p나 응답이 줄어든 점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구글이 최근 양자컴퓨터 ‘시커모어’와 양자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양자컴퓨팅에 대한 관심을 높였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투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짚었다.

◇생성형 AI와 업무자동화 영역 도입 확대=AI에 대한 투자 확대는 생성형 AI의 도입 확대를 겨냥한 측면도 크다. 글로벌 CEO들 스스로가 생성형 AI의 도입 확대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생성형 AI 구축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영역은 다양하다. 절반이 넘는 51%의 CEO가 운용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생성형 AI 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밖에 업무자동화와 리스크 관리가 각각 47%였고, 콘텐츠 생성 자동화(42%)와 효율성 개선(40%)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업무자동화 영역은 2024년 2월에 진행된 종전 조사 당시 28%에 비해 19%p 늘어나면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신규 코딩 작성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겠다는 응답은 29%로 아직 비중이 낮았지만, 마찬가지로 종전 조사(25%)보다는 늘었다.

종전 조사에 비해 응답비중이 낮아진 분야로는 신규 아이디어 및 인사이트 탐색(48% → 36%), 혁신 가속화(51% → 38%) 등이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는 이전 조사에서 이미 도입 및 구축 중인 비율이 높은 영역이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CEO 스스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추세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생성형 AI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올해 글로벌 CEO들이 꼽은 투자 1순위도 AI였다. 이유로는 “디지털 전환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기대한다거나, “AI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의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등이 있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는 “조사에 참여한 CEO들은 주로 커뮤니케이션 강화, 콘텐츠 생성, 그리고 포괄적 정보 획득을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 CEO들은 생성형 AI를 콘텐츠 초안 작성의 도구로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생성형 AI 기술을 이해하고 전반적 기능을 완벽히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CEO들도 있지만, 혁신 추진과 미래 비즈니스 모델 검증에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선도적인 리더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CEO들의 생성형 AI에 대한 경험이 AI 투자와 생성형 AI 도입 확대에 중요한 요소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AI 투자 확대 트렌드…정부 R&D도 AI로=이같은 AI 도입과 투자 트렌드는 국내 기업의 투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국내 개별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직접 투자 규모에서 경쟁을 벌이기는 힘들다. 대신에 정부의 R&D 과제수행 등을 통해 AI 투자 트렌드에 동참하는 전략을 모색해볼 수 있다.

한국 정부 역시 R&D의 초점을 AI에 두고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 시작했다. 막연히 정부 R&D에 기대를 걸기 보다는, AI와 관련한 어떤 분야에 R&D 과제를 추진 중인지 상세히 분석·파악해야 AI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사업 종합시행계획을 보면, 2025년 과기부 연구개발 사업 전체 예산은 총 6조3214억원 규모다.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 예산 5조58억원과 정보통신·방송(ICT) 분야 연구개발 예산 1조3156억원으로 구성됐다.

특히 인공지능(AI) 디지털 대전환 가속화를 위해 인공지능,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 등 3대 국면전환요소(게임체인저) 기술 및 차세대통신, 사이버보안 등 디지털 혁신기술 확보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국산 AI 반도체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PIM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칩렛기반 저전력 온디바이스 AI반도체 기술개발, AI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기술개발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광범위한 작업과 도메인에 걸쳐 지식을 이해, 학습하고 실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 탐구 과제 및 지속 가능한 혁신 그리고 안전·신뢰 보장을 위한 AI 안전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해 AI 연구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인간지향적 차세대 도전형 AI 기술개발, 공존 가능한 신뢰AI를 위한 AISafety 기술개발, AI 연구용 컴퓨팅지원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양자의 경우 양자암호통신·센싱 산업화를 위한 R&D 지속 추진 및 양자 기반기술(양자계측 방법론), 양자정보처리에 필수적이고 해외에 의존 중인 양자 소부장 기술개발을 병행한다.

AI·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AX 융합 확산도 핵심 투자분야다. 방송·콘텐츠에서 디지털에 의한 감각 인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적 연구 및 디지털미디어 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디지털사회 혁신을 위해 디지털 역기능(보이스피싱, 디지털 성범죄, 딥페이크 등) 해소 등 디지털 융합 기반 사회문제 해결 R&D도 발굴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술지형 변화에 대응 및 기술적·인적 교류 등 글로벌 R&D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R&D 비중을 2024년 7.3%에서 2025년 8.3%로 확대하고, 공동연구(3.0%)와 인재양성(2.95%), 표준화(2.37%) 등 분야별로 균형잡힌 투자를 추진한다.

이처럼 AI와 관련된 정부 R&D는 범주와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2025년 최대 투자 트렌드인 AI 투자를 확대하고자 하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다양하다. 물론 AI 투자의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나 CEO의 AI에 대한 경험과 시각이다. 앞선 딜로이트의 보고서는, 조사에 참여한 한 CEO가 “신제품 트렌드 연구와 타 산업 기업들의 마케팅 제품 외관 및 애플리케이션 활용 사례 파악에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실을 들면서,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적용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