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상상력을 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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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색’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상상력을 선사하다 색의 흐름을 탐구하는 거장…샘 길리엄 회고전

기사입력2025-03-05 09:34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미국 추상미술의 거장, 故 샘 길리엄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 ‘Sam Gilliam:The Flow of Color’가 1월 10일부터 시작해 오는 3월 29일까지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타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주요 전시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 제작된 회화 작품과 대표작인 드레이프 페인팅(Drape Painting) 연작 14점을 선보인다.

Sam Gilliam, ‘Annie’, 2022, WORK ON PAPER watercolor on washi 197.5×108.6cm, sheet 206.4×115.6×5.1cm, frame, ©Sam Gilliam/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Photo by Jonathan Nesteruk.

샘 길리엄은 20세기 미술사에 혁신적인 족적을 남긴 예술가다. 1960년대 워싱턴 D.C.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컬러 필드 회화(Color Field Painting) 운동의 주요 인물로 부상한 그는 전통적인 캔버스를 벗어나 색과 형태, 공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캔버스를 해체하고 염색한 천을 자유롭게 늘어뜨리는 드레이프 페인팅은 그의 대표작으로,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의 경계를 허물며 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길리엄의 작품은 색의 유동성과 공간에 대한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그는 밝고 강렬한 색채를 겹겹이 쌓아 올리고, 캔버스 표면에 다양한 질감과 패턴을 더해 역동적인 시각효과를 창출한다. 또한 작품을 벽이나 천장에 자유롭게 설치해 공간과의 조화를 추구하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테이트 모던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으며, 현대미술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샘 길리엄은 생전에 “나는 색이 자유롭게 흐르는 것을 보고 싶었다. 색은 캔버스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예술철학을 드러낸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이러한 철학을 반영하듯, 색의 해방과 자유로운 표현을 통해 관람객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영감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길리엄의 후기 작품과 드레이프 페인팅 연작을 통해 그의 예술적 여정을 되돌아보고, 그가 현대미술에 미친 지대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2018년과 2022년에 제작된 회화 작품과 드레이프 페인팅 14점을 엄선해 선보이며, 작가의 예술적 비전과 혁신적인 시도를 조명할 예정이다.

샘 길리엄은 1933년 미국 미시시피주 튜펄로에서 태어나 2022년 워싱턴 D.C.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1956년부터 1958년까지 켄터키 대학교에서 미술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 시기에 추상 표현주의와 유럽 모더니즘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특히 이브 클라인(Yves Klein)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색의 순수성과 표현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길리엄은 1960년대 워싱턴 D.C. 화단에서 활동하며 드레이프 페인팅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을 개발했다. 그는 캔버스를 나무틀에서 분리한 후 염색하고, 접거나 자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해 공간에 자유롭게 설치했다.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는 당시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를 국제적인 예술가로 발돋움시키는 계기가 됐다.

길리엄은 생전에 “내 작품은 색과 형태, 공간의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이다. 나는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감정과 경험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과 깊이 있는 메시지로 관람객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