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신공항이냐…” 유권자 현혹 개발공약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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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또 신공항이냐…” 유권자 현혹 개발공약 남발 19대 총선때 이행률 12% 불구, 409명 후보자 현실성없는 개발공약 내놔

기사입력2016-04-07 20:24

조상현 기자 (chopd@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철도·전철 신설, 도로 신설·연장, 경전철 건설, 신공항 건설…. 선거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메뉴인 ‘개발공약’이 이번에도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직전 선거였던 19대 총선때 개발공약 건수는 무려 106건이었지만, 약속을 지킨 것은 고작 13건에 불과했다. 개발공약이 ‘헛된 공약’이었음이 드러났는데도, 또다시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총선 개발공약 정당 분포

<자료=경실련>

◇409명 후보자 1110개 개발공약 내 놔=경실련은 전국 273개 지역구 707명의 후보자 공보를 전수조사한 결과, 707명의 후보자 중 절반이 넘는 409명(58%)이 개발공약을 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409명이 제시한 공약은 모두 1110개며 ▲새누리당 526개 ▲더불어민주당 376개 ▲국민의당 189개 ▲정의당 19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낸 개발공약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철도·전철 신설 및 연장’과 ‘역사 유치’ 등이 596개(53.7%)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도로 신설 및 연장 362개(32.6%) ▲신공항 건설 28개(2.5%) 순이었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에 없던 도로나 철도를 지하화하겠다는 개발공약이 56개(5.0%)로 나타났다.

문제는 과연 현실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경실련이 지난 19대 총선 개발공약의 이행현황을 조사한 결과 106개의 공약 중 단 13개(12%)만 이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와 한 약속이 헛된 것임이 드러난 셈이다.

경실련 윤철한 국책감시팀장은 “개발공약은 지역의 발전과 경제활성화, 교통난 해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정책”이라면서도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계획이 없는 개발사업은 헛공약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윤 팀장은 특히 “그나마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한정된 자원을 특정지역에 사용해 지역간 갈등을 유발하고, 사업지연으로 인한 추가 재원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20대 총선 개발공약 현황

<자료=경실련>

◇논란 빚은 사업들 공약으로 ‘재탕’=대표적인 지역갈등 사례로 꼽히는 ‘신공항 건설’이 이번 20대 총선을 통해 또다시 등장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3년 사업타당성 검토를 이유로 보류했지만, 신공항 건설 문제가 또다시 제기됨에 따라 총선 이후에도 신공항 유치를 둘러싸고 지역간 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공약 건수는 새누리당 12개, 더민주당 9개, 국민의당 6개, 정의당 1개 순이다.

철도(전철) 노선 신설·연장과 역사 신설은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개발공약이다. 총 1110개 공약 중 54%(599개)가 철도 공약이다. 새누리당이 가장 많은 273개를 발표했으며 더민주당도 210개다. 국민의당 103개인 반면 정의당은 10개만 공약했다.

자치단체의 재정 위기 등 무분별한 ‘경전철 사업’으로 인한 폐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과 경기·인천, 부산·대구 등 대도시 후보자가 총 68개의 경전철 건설을 공약했다. 특히 서울시 경전철 사업은 모두 민자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건설이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비싼 요금과 과도한 세금 지원 등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전철 건설은 더민주당 29개, 새누리당 23개, 국민의당 16개의 공약을 발표했고, 정의당은 1개의 공약만 냈다.

19대 총선 개발공약 이행 현황

<자료=경실련>

경실련은 “20대 총선 역시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은 오직 표를 얻기 위해 장밋빛 헛된 공약으로 가득하다”며 “실현 불가능한 약속,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약속, 마구잡이식 개발약속은 유권자를 현혹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