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법인세 인상’ 감내할 체력 갖추고 있다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기업, ‘법인세 인상’ 감내할 체력 갖추고 있다 법인세조세부담률 지난 19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져 18% 불과

기사입력2016-05-24 21:43

조상현 기자 (chopd@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법인세 인상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 법인세 인상을 감내할만한 체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나라살림연구소가 24일 공개한 ‘나라살림 리포트’의 저자 이상민 상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법인세조세부담률(법인소득대비 법인세수)은 지난 19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해 18%에 불과했다. 이를 근거로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재원 마련 측면에서 근로소득세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자 및 배당소득을 포함 재산소득 과세 등 최고소득자 또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법인세 또는 소득세 부담의 적정 수준을 논의할 때 자주 사용되는 개념은 법인세 또는 소득세 실효세율이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실효세율은 경제주체의 실제 세 부담률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통 실효세율의 기준이 되는 ‘과표’는 경제적인 소득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비과세소득, 세무조정, 소득공제 등 이미 세법적으로 ‘오염’ 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 연구위원은 1997년부터 2015년까지 19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세목별 조세부담률 추이 분석을 통해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과 함께 전제조건이 붙긴했지만 근로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인상을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5년까지 19년 동안 법인소득은 532% 증가했으나 법인세수는 377% 증가하는데 그쳤다. 1997년에 법인소득은 39조원,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5년에는 249조원으로 97년 대비 532% 증가했다. 반면 1997년에 법인세수는 9조4000억원, 이후 세수의 증감을 거쳐 2015년에는 45조원으로 97년 대비 377% 늘었다. 즉, 같은 기간 동안 법인소득 증가폭과 법인세수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벌어져 법인세조세부담률이 감소되는 추세다.

역대 정부별 법인세 및 소득세 부담률 현황

단위: 조원 <자료=나라살림연구소>

1997~2015년 법인소득 vs 법인세수 비교

단위: 조원, % <자료=나라살림연구소>

이에 따라 1997년 24%였던 법인세조세부담률은 김대중 정부 시절 27%, 노무현 정부 23% 였고, 이후 이명박 정부 20%, 박근혜 정부 18%대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법인세조세부담률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근거로 이 연구위원은 “법인세조세부담률이 20%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는 법인세 인상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향후 “법인세조세부담률이 30%에 육박할 때는 법인세율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법인세조세부담률이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인 반면 가계소득대비 소득세수(소득세조세부담률)는 급증했다. 1997년 가계소득은 324조원,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5년은 819조원으로 97년 대비 152% 증가했다. 반면 1997년 소득세수는 15조원, 이후 세수의 증감을 거쳐서 2015년은 61조원으로 97년 대비 308% 증가했다.

1997~2015년 가계소득 vs 소득세수 비교

단위: 조원, % <자료=나라살림연구소>

이에 따라 소득세조세부담률은 김대중 정부 시절 4.7%, 노무현 정부 5.4%, 이명박 정부 6%, 박근혜 정부 6.9%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얼핏 숫자만 보면 기업과 비교해 지난 19년 동안 가계만 폭탄을 맞은 것 같은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가계소득 증가폭 보다 소득세수 증가폭이 큰 것은 누진적 소득구조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흔한 말로 ‘월급쟁이만 봉’이 아니란 얘기다.

소득세수 중 근로소득세 조세부담률을 보면 2008년 3.7%에서 2013년 4.0%로 큰 변화가 없다. 또한 종합소득세 조세부담률 역시 2012년 6.7%에서 2015년까지 거의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소득양극화가 극심한 사회에서 종합소득세 조세부담률 정체는 결과적으로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효과로 나타난다. 또 종합소득세 조세부담률 정체는 이자 및 배당소득 등 재산에 대한 과세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여서, 재산소득에 대한 과세 증대를 통해 종합소득세 부담률을 좀 높여야 한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아울러 종합소득세 부담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전제로 근로자 역시 근로소득세를 좀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