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관광객 100만인데 인프라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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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무슬림 관광객 100만인데 인프라 턱없이 부족 전국 할랄인증 식당 13곳, 기도실 38곳 불과…“이슬람 문화이해도 필요”

기사입력2017-05-23 21:05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을 방문하는 무슬림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관광객 만족도가 낮고 여전히 관련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세종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김형곤 교수는 23일 (사)한국할랄산업연구원이 주최한 ‘해외전문가 초청 무슬림관광서비스 전문가 양성교육’에서 “사드로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자 정부가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무슬림관광객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74% 수준”이라며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감소했다. 3월 한달만 보면 39.4%가 줄면서 전체 외국인 관광객도 21% 감소했다. 특히 사드보복이 본격화된 3월중순부터 지난달 9일까지 중국관광객은 63.6%나 줄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에따라 한국관광공사는 올해안에 무슬림 관광객 12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지난달 내걸었다. 한류, 의료 등을 이유로 한국을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고, 또 관광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가 부족하다. 무슬림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74%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만족도가 평균 93.4%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한국을 여행하는 무슬림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은 음식(할랄음식)이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10일 기준 전국에 공식 할랄인증 식당은 13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서울 이태원에 집중(8개)돼 있다. 무슬림이 많이 찾는 명동이나 남대문시장에는 공식 할랄인증 식당이 없다.

관광공사는 무슬림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2015년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분류제’를 시범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기준 전국에 135개 레스토랑이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전체 숫자도 부족하지만, 말 그대로 ‘친화’ 수준이어서 무슬림 관광객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형편이다.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에 포함된 프렌들리 식당에서는 주류와 같은 알코올음료 판매가 가능하고, 할랄메뉴를 조리할 때 조리용 알코올을 사용할 수 있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알코올은 금기시 되는 재료인데, 무슬림에게 프렌들리 식당이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 호텔도 마찬가지다. 할랄메뉴를 제공하는 호텔도 많지 않고, 있어도 사전예약 또는 단체고객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제공한다. 무슬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알코올과 육류를 제거하는 수준이다. 기도실도 부족하다. 이슬람율법에 따라 무슬림은 하루 3~5회 반드시 기도를 해야 한다. 기도실에는 메카(성지)를 표시하는 키블라가 있어야 하고 기도용 매트, 코란 등도 필요하다. 기도에 앞서 손과 발을 청결히 해야 하기 때문에 세족실도 갖춰야 한다. 전국에 기도실은 38곳뿐이다. 그마저도 공항, 놀이시설 등에 국한돼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안에 무슬림 친화식당을 35개이상 추가 발굴하고, 철도역사와 지방공항·항만, 안내센터 등 공공시설과 주요 관광지에 기도실을 설치해 4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지난해 무슬림 관광객이 81만명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서울 이외의 지역은 무슬림 관광객이 접근하기 어렵다. 그나마 관광상품을 통해 지방을 방문하는 무슬림도 있으나, 관련 시설이 없어 불편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무슬림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다양한 금기가 있다. ‘할랄’과 ‘하람’으로 구분되는 음식이 대표적이다.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도 한계가 있다. 한류 유행에도 불구하고 콘서트 참여는 금지되고, 카지노나 맥주공장을 방문해서도 안된다. 아울러 무슬림하면 중동을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사실 무슬림인구의 60%이상이 아시아에 있다. 거주지역이 다른 만큼 여행목적이나 행태, 선호하는 음식이나 쇼핑목록도 상이하다.

김 교수는 식당, 기도실 등 관련 인프라를 대폭 확대하고 동시에 무슬림 관광인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또 무슬림 관광객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매체를 통해 비춰지는 무슬림은 미국의 시각에서 본 것이 대부분이라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며 “무슬림 관광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