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남북경제 번영’ 이정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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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한반도 평화, 남북경제 번영’ 이정표를 세웠다 한반도 신경제 일대 전환기 맞아…낡아빠진 사조 물리쳐야

기사입력2018-09-20 13:01

최민식 객원 기자 (newway40@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최민식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

모감주나무 씨앗의 다른 이름은 금강자(金剛子)다. 금강석의 단단하고 변치 않는 특성을 가진 열매라는 뜻이다. 단단한 씨앗이 염주로 쓰인다 하여 염주나무라고도 한다. 번뇌를 극복하고 해탈에 이른다. 7월에 황금빛 꽃이 만개한다. 하늘을 향해 곧추선 긴 꽃대에 촘촘히 피어난 노란색 꽃덩이가 마치 커다란 황금빛 빗방울 같다. 그래서 영어로 ‘Goldenrain tree’다. 그래서 ‘번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년생 모감주나무를 백화원 앞뜰에 심었다. 경북기념물 50호 안동 모감주나무는 수령이 무려 350년이다. 키 11m, 줄기 둘레 150cm로 참으로 웅대하다. 백화원의 저 작은 나무가 수백년을 뻗어나 융성할 것을 누가 알겠는가.

금번 평양 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 언급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동창리에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대가 있다. 그것을 폐쇄하겠다고 했다. 영변에는 고도의 우라늄 농축설비가 있다. 이것을 폐기하겠다고 했다. 미국을 포함한 외신의 반응도 뜨거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와 중국은 사실상의 완전한 불가침 선언이며 사실상의 종전선언이고, 사실상의 완전한 비핵화로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엄청난 진전”이 이뤄졌고 “매우 흥미롭다”며,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다음날 미국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북측이 이에 응해 ‘빈 채널’이 가동되면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양대 축으로 한 북미협상이 본궤도에 올라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하기 전 어린이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당장 24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거쳐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본궤도에 오를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잡힐 가능성도 커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 그것은 종전선언이다. 그것은 평화체제로의 대전환이다. 대북제재의 해제와 남북경협의 본격화, 그리고 한반도 신경제로 이어지는 일대전환의 분수령이다.

임박했다. 번영은 현실이 될 것이다. 3년 전 전경련은 특별한 연구를 내부적으로 진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지원하는 연구였던 모양이다. 만약 온전한 경협으로 진전될 경우, 동아시아는 새로운 성장의 땅이 되고 한반도는 그 중심국가가 된다. 북한은 연평균 17%의 고도성장을 이뤄내고 남한은 5%의 새로운 성장을 이뤄낸다. 이것이 20년 축적되면, 일본을 능가하는 경제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반대로 행동했다. 개성공단을 폐쇄했고 북한급변론을 되뇌었다.

당시 전경련의 연구결과는 꿈만 같은 이야기로 들렸었다. 그러나 지금 이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의 과제로 전변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모르는 이들이 있다. 아니 이를 막아보자는 의지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이들의 행위에는 민족도 없고 평화도 없으며 심지어 경제도 없다. 일부 보수언론의 자극적인 문제제기와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은 안쓰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군을 해체한다는 자유한국당 대표의 언급은 차라리 처량하다. 북한에 대한 찬양, 고무, 동조를 처벌하는 국보법 7조와 미군의 한국 주둔을 미국의 권리(right)로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그 배경인 수십년 분단체제가 이들의 수호신이라도 된 모양이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적행위자이고, 미국은 영원히 분단을 고착시킬 것으로 착각한다. 이들은 북한과 만나는 것 자체가 불온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북한과 경제발전을 논하는 것은 아예 상상조차 않는다. 퇴행적 역사관에는 미래가 없다. 아니 현재도 없다.

역사는 어떻게 발전하는가. 분단체제가 발전을 담보한다고 믿는가. 민족은 어떻게 회복되는가. 민족이 영원히 전쟁의 노예로 사는 것이 가당하기나 한 일인가. 번영은 어떻게 오는가. 성장판이 닫힌 남한경제 안에서 언제까지 서로 치고받는 싸움만 할 일인가.

낡아빠진 안이한 사조들을 물리칠 일이다.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을 회복할 때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때다. 한 발 두 발 나아가 도약하는 한국경제를 만들 때다. 한반도 경제로 마침내 경제통일을 이뤄내고,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열어낼 때다. 10년생 모감주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루고 대지를 덮는 그날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