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CBAM, 품목 확대·간접배출 포함 조건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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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EU CBAM, 품목 확대·간접배출 포함 조건 주시” CBAM 대상 제품별 공급망 조사해 데이터 취합 대상 확인해야

기사입력2024-06-03 15:5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로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탄소국경조정제도)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EU CBAM은 EU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제품 생산국에서 지불하는 탄소비용과 EU 생산비용 차이만큼 CBAM인증서(관세) 구매를 의무화하는 조치다. CBAM는 지난해10월부터 전환기간을 개시해,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CBAM 대상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비료, 시멘트, 수소, 전기 등 6개 부분이다. EU는 2026년까지의 전환기간 후에 플라스틱과 유기화학품 추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어서, 대상품목을 확대하면 EU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50억불, 유기화학품 18억불을 EU에 수출했다.

EU내 수입업자들은 분기별로 탄소배출량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주요내용은 ▲수출량 ▲수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량 ▲원산지에서 기납부한 탄소가격 등이다. CBAM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부정확·불완전한 보고를 할 경우 과징금 대상이 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관련 장혜수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컨설턴트는 KMAC가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EU CBAM 배출량 산정 이슈 및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CBAM 최종 법안은 유럽의회(안) 대비 대상품목이 축소되고, 무상할당 폐지일정이 다소 완화돼 우리 기업의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면서도, “단, 전환기간 동안 품목 확대 여부나 간접배출 포함 조건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U 수출기업 배출량 보고서 대비해야=국내 EU 수출기업들은 향후 수입업자가 CBAM 일정에 따라 적시에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배출량을 산정해서 제공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 205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ESG 규제 대응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부담이 되는 ESG 수출규제로 ‘탄소국경조정제도’(48.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제품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향후 석유·화학, 플라스틱 등 대상 품목이 추가될 예정이어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CBAM 대응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은 ‘탄소배출량 측정 어려움’(52.7%)이 꼽혔다. 뒤를 이어 ‘탄소저감시설 투자자금 부족’(41.0%), ‘전문인력 부족’(37.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U는 배출권거래제(ETS) 무상할당을 2026년 이후 8년간 폐지할 예정이다. 무상할당이 유지되는 동안은 기업의 부담이 크지 않지만, 무상할당 폐지 이후에는 인증서 구매 필요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배출량을 산정하는데 정확성과 전문성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 생산공정별 데이터 수집에 애로=장혜수 컨설턴트는 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항은 CBAM 대상 제품 생산공정별 데이터 수집이라며, 대부분 사업장 기준 연원료 사용량은 수집할 수 있지만 제품 생산공정별 데이터 할당 및 전구물질(precursor, 어떤 물질에 선행하는 물질)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CBAM 대상 제품별 공급망 조사를 통해 데이터 취합 대상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 국내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및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배출량 산정 경계를 설정했다 하더라도 CBAM 대상 제품 생산공정을 기준으로 산정 경계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시행중인 배출량 산정방법은 올해 12월31일까지만 인정되므로, 현재 국내 배출량 산정방법을 적용해 CBAM 방법 적용을 위한 배출량 산정 방법론, 배출계수 적용기준, 재생에너지 사용량 인정 기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또, 기업들은 협력사별 전구물질, 제품당 배출량 수집을 위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인식제고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전구물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의 경우 정부 교육에 참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므로 CBAM 대상 제품 공급망 내 협력사의 원활한 협조를 위해 설명자료를 송부하거나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가이드라인이나 해설서를 검토해 CBAM에서 규정하는 온실가스 배출원 여부를 판단하고, 생산라인별 혹은 생산량 등 합리적인 데이터 할당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장 컨설턴트는 단기적으로 기업들은 CBAM인증서 수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배출량 산정기준을 정립하고, 국내외 CBAM 최신 동향을 검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전구물질을 구매하는 국내외 협력사, EU 수입업체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내부 대응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