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완화 속도 빨라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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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완화 속도 빨라지는데 부담금 경감, 기간 단축…서울 재건축 규제완화 어디까지 왔나

기사입력2024-06-04 13:02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wooribank.com) ㅣ다른기사보기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

2024년 4월 현재, 서울특별시 재건축 사업과 관련된 전체 구역 수는 204곳(부동산R114 REPS통계 기준)이다. 이중 관리처분계획(6곳)과 이주·철거(16곳) 등 정비사업이 마무리 단계인 사업지를 제외하면, 기본계획에서 추진위원회 단계 등 초기 재건축 사업지가 23곳 정도다. 이미 재건축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할 수 있는 안전진단과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곳도 159곳에 이른다.

이외에도 2024년 기준 입주한 지 30년을 초과한 서울시 내 노후아파트 세대가 44만3489세대에 달해, 재건축을 통한 신규아파트 공급추진은 서울 주택사업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가 됐고 정비사업을 통한 주거재생과 정주여건 개선은 주택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정부 규제완화 속도와 폭은 매우 빨라지는 양상이다.

우선 재건축부담금의 납부에 대한 경감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3월27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됐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서는 재건축사업의 준공인가일부터 역산해 6년 이상 재건축대상 주택을 보유한 경우 보유기간에 따라 재건축부담금을 100분의 10에서 최대 100분의 70까지 감경하도록 했다. 특히 재건축사업의 준공인가일에 1세대 1주택자이고 만 60세 이상인 경우로서 담보제공을 전제한다면 재건축부담금의 납부유예 신청이 가능해졌다.

지난 1월엔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통해 정비사업 패스트 트랙이 발표됐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이 주민의 자유로운 선택권에 따라 본격화될 수 있도록 준공 30년 경과 시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 착수를 허용(안전진단은 사업시행인가 전까지만 통과하면 되도록 개선)하고, 조합설립 시기 조기화를 통해 사업기간을 최대 1년 정도 단축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는 안전진단 통과 이후 정비구역 입안이 가능하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정비사업 착수가 가능토록 개선한다.

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정부 규제완화 속도와 폭은 매우 빨라지는 양상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여기에 아파트 준공 30년 경과 시 추진위원회 구성을 가능하도록 하고 정비구역 지역(정비계획 수립)과 조합설립 추진을 함께 병행토록 해 최대 2년 정도 재건축 사업기간을 단축시킬 계획이다. 다만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의무시기 조정과 사업주체 구성 조기화 등은 ‘도시정비법 개정안 발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조만간 관련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부담이 사업시행인가 시점으로 이월되면 추진위원회 설립 등 재건축 초기 사업장들의 사업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의 진입문턱이 낮아지며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선호현상이 높아질 수 있겠다.

이밖에 현정부 임기 내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안전진단 면제와 용적률 상향(주거지역 평균용적률 100%p 내외 상향, 3종 일반주거→준주거 변경시 최대 500%), 금융지원과 이주단지 조성 등 사업 전 과정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노후계획도시 재정비’도 주목할 부분이다. 2023년 12월26일 제정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수도권 1기 신도시 외에도 서울 개포, 수서, 목동, 고덕, 상계, 중계, 신내, 가양동 등 1980~1990년대 준공된 아파트들의 정비사업 촉매제가 될 것이다.

특히 정비사업의 모범사례 및 롤모델 역할을 할 각 지역 선도지구 선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도지구는 사업추진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사업지원이 예상되므로 해당 아파트 단지 정비사업에 대한 수요자 관심과 자산가치 기대는 상당할 전망이다.

높은 집값과 고금리, 위축된 주택구입 심리, 스트레스DSR 도입 등으로 서울 주택시장의 매입 진입 문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준공 연한별 비중을 살펴보면, 2022년 30년 초과 구입비중이 14.1%에서 2023년 18.3%, 2024년 4월 현재 19.3%로 꾸준히 순증하고 있다. 같은 기간 16년~30년 초과 구입비중도 41.1%, 44%, 49.7%로 높아졌다. 향후 신축 입주권을 얻을 수 있는 재건축 가능연한 노후아파트 거래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분명 재건축 규제완화의 흐름이 한몫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