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내수마저…소비가 경기전망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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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제조업 내수마저…소비가 경기전망 발목잡나 내수부진에 취업자 수 증가폭도 줄어

기사입력2024-08-20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제조업 내수마저 주춤하면서 소비가 전체 경기전망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8월 초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에 따르면 8월 제조업 현황 PSI는 101로 7월(113)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PSI는 100(한달 전에 비해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100을 웃돌면 증가(개선) 의견이, 반대로 100을 밑돌면 감소(악화) 의견이 많다는 의미다.

8월 제조업 업황 현황이 기준치를 웃돌지만 한달새 크게 악화된 이유로는 내수 부진이 첫손에 꼽힌다. 내수 현황은 97로 지난 2월(98) 이후 6개월 만에 기준치(100) 아래로 떨어졌다. 6월(103)과 7월(108) 기준치를 웃돌던 내수 업황 PSI가 한달만에 11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내수뿐만 아니라 각종 현황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111)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생산(105)도 하락으로 전환했다. 투자(101)는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고, 채산성(102)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내수부진이 단시일 내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당장 9월의 전망 PSI에서도 내수는 경기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9월 제조업 전망 PSI는 104로 8월(110)보다 하락하면서, 2월(104)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99)는 1월(98) 이후 8개월만에 악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전망(109) 역시 한달전(119)에 비해 상당폭 떨어졌다. 올해 1월(101)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2분기 마이너스 성장까지…민간소비 위축 심각하다

내수부진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최근 KDI는 올한해에 대한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발표했다. 기존 전망(2.6%)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KDI는 “기존 전망에 비해 수출 증가세는 확대되는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치를 수정한 이유를 밝혔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가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기존 전망(1.8%)보다 낮은 1.5%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지난 1분기 이례적으로 높았던 성장세가 2분기 들어 0.2% 감소의 역성장으로 반전된 이유도 내수부진이 첫손에 꼽힌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민간소비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에 그친 가운데, 투자도 둔화되는 등 내수는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또 “내수 부진이 파급됨에 따라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여건이 나쁜 상황은 아니다. KDI에 따르면 최근 IMF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0.2%p 높인 3.1%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거래액이 기존 전제(44.8%)를 크게 상회하는 76.8% 증가할 것이라거나, 유가하락으로 원유도입 단가도 낮춰 잡을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이 지연된다는 점이다. KDI는 올해 민간소비가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기존 전망(1.8%)보다 낮은 1.5%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경기 호조세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함에 따라 기존 전망(2.2%)보다 크게 낮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부동산PF 부실의 파급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며 기존 전망(1.4%↓)에 비해 감소폭(0.4%↓)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부진을 반영해 취업자 수 증가폭 역시 24만명에서 20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자리와 취업자 수마저 내수 부진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 가계가 마주할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KDI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거나 중국이나 미국의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 및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으나, 경기침체의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2024년 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대내적으로는 “물가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경우 내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으며, “민간부채가 대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 소비여력과 기업 투자여력이 제약되면서 내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