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수도권 1기 신도시 ‘대개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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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선도지구…“수도권 1기 신도시 ‘대개조’ 기대” 전세시장 불안·매매가 급등으로 정비사업 속도둔화 가능성 염두

기사입력2024-07-01 12:16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wooribank.com) ㅣ다른기사보기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4월27일 본격 시행된 이후, 수도권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롤모델 역할을 할 선도지구 선정계획 밑그림이 지난 5월22일 발표됐다.

올해는 분당 8천호, 일산 6천호, 평촌 4천호, 중동 4천호, 산본 4천호 내외 등 전체 정비대상 주택의 10~15% 수준을 선도지구로 선정한다. 총 2.6만호+α 규모의 상당량을 지정하고, 향후 매년 일정 물량을 추가 선정해 2033년까지 1기 신도시에서만 총 267만호의 정비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사실상 수도권 1기 신도시의 ‘대개조 장기 프로젝트’인 셈이다.

선도지구 선정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마련한 ‘표준 평가기준’을 활용한 지자체별 공모방식이다. 표준 평가기준은 주민동의율을 최우선으로 하되 세대 당 주차대수, 통합정비 참여 주택단지 수 및 세대 수 등 정량평가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특히 100점 만점(사업 실현가능성 가점 +5점 추가 가능) 중 주민동의율(특별정비구역 내 전체 토지 등 소유자 동의율) 배점을 60점으로 책정해, 시행의 주체가 될 조합원의 사업동의 여부를 가장 높게 평가한다. 시행의 주체인 재건축 조합의 사업추진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1기 신도시 각 지자체는 신도시별 선정기준 등을 포함한 공모지침을 6월25일에 확정·공고해 선도지구 공모를 시작하고, 9월 제안서 접수를 통해 11월 최종 선도지구를 선정하며, 이들 단지는 향후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하게 된다.

올해 분당 8천호, 일산 6천호, 평촌 4천호, 중동 4천호, 산본 4천호 내외 등 전체 정비대상 주택의 10~15% 수준을 선도지구로 선정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1기 신도시 정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는 데다 용적률 상향 등 건축규제 완화와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 미래도시펀드 및 신도시 전용 보증상품 금융지원까지 각종 정부 지원이 집중된다.

따라서 선도지구로 선정되기 위한 치열한 물밑싸움이 진행될 것이다. 실제 성남 분당 야탑, 이매, 서현, 수내동 일대 아파트 단지 외에도 고양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과 일산동 후곡마을 등 신도시별 사업지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수도권 내 상당한 단지의 정비사업 추진과 이주가 향후 전세시장의 가격 불안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단계적·순차적 정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7년 첫 착공, 2030년 입주란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선도지구의 지정이야말로 개별 아파트 단지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특급열차 입장권 수령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성남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1.63% 하락하긴 했으나, 지난해 동기 –7.01% 보다 낙폭을 줄였다. 최근 주간(한국부동산원 5월20일 조사 기준) 변동률은 0.03% 상승세로 돌아섰고, 실제 이매동 ‘아름마을(풍림)’ 전용면적 163.62㎡는 20억2000만원(2024년 5월18일 신고)으로 거래되며 과거 대비 3억원 상승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반기 최종 선도지구가 발표되면 관련 단지 위주로 일부 가격이 상승하거나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로 매수 움직임이 발현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특히 선도지구 중 성남 분당은 판교테크노밸리와 강남 접근성이 양호하고 판교·위례신도시 연계 생활이 가능해, 1기 신도시 중 수도권 남부 가격 흐름을 주도하는 움직임을 지녔다.

다만 정비사업은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주 수요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 또는 매매가격 급등이 발생하면 연차별 선정물량 조정이나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시기 조율 등 자칫 정비사업 속도가 둔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 주민 반대가 덜하고 사업추진 의지가 높은 단지 또는 정비사업 추진 파급효과가 큰 대단지, 역세권 위주로 투자 선택을 제한할 필요가 있겠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