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한달, 전기차 보조금 유지 vs 축소·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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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미 대선 한달, 전기차 보조금 유지 vs 축소·폐지 해리스·트럼프 가장 큰 차이…한국 산업 대응전략 필요

기사입력2024-10-07 15:00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현지 시간으로 오는 11월5일 열릴 예정인 대선 결과에 따라 전세계 산업과 무역 지형이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은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련 산업 정책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이 7일 펴낸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방향’ 보고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국내 경제정책(노동·증세·복지·의료·교육 등)과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현 바이든 행정부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 1기와 비교해 대중국·통상 전략에서 더욱 강경한 무역조치 적용을 표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 전쟁비용 원조 축소 및 국내 산업정책 강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와 한국 등에 방위비 분담금 상향, ‘공정’ 무역 및 적자 규모 축소 선언 등도 주목할 점으로 꼽았다.

전기차 보조금…유지냐 축소·폐지냐

보고서는 “자동차산업에 대한 양 진영 공약의 가장 큰 차이는 전기차 관련 보조금과 환경규제”라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구매 및 제조 보조금 유지 등이 예상되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에는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산업 및 경제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정부지원이 축소 또는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전세계 산업과 무역의 지형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전기차 전환을 촉진하는 기업평균 연비규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진영은 최소 수준으로 완화하거나 폐지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관세에서도 해리스는 주요국에 대해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지만, 트럼프는 미국 외 생산 차량에 최대 100% 관세 등 일반관세(10%)보다 현저하게 높은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공급망과 관련해서도 해리스 진영은 IRA 보조금 등을 활용해 우호국 역할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배제하는 전략이지만, 트럼프 진영은 중국산 부품 전반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부과해 중국 배제의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해리스(민주당) 집권 시 “우리 기업의 전기차로의 전환이 지속되고, 수요의 미국 의존이 심화되겠지만 현지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차의 수출은 단기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트럼프(공화당) 집권 시에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국내외 전기차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 조정이 불가피하며, 전기차 공장의 용도 변경 등이 예상”된다며, “추가 관세 부과 등으로 전반적인 자동차 수출이 위축되고 현지 자동차 생산이 확대되지만, 중국산 부품 수입이 제한된다면 우리 부품의 수출이 증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처럼 차이가 극명하다보니, 한국의 대응방안 역시 크게 달라진다. 보고서는 해리스(민주당)가 집권할 경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IRA 보조금 등에서 우리 수출 및 우리 기업 제품에 유리하도록 하는 협상 추진” 역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전기차의 경쟁력(가격 및 성능 등)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부품 및 소재 업체 육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트럼프(공화당) 집권 시에는 “자동차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 등의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이를 최소화하려는 통상외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으로 자동차를 대규모로 수출하며 무역수지 흑자를 거두고 있는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저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누가 당선되더라도 “세계 전체의 전기동력차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전환 속도가 늦어지고 있어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다양한 기술적 대응 병행”도 필요하다고 했다. 자동차 공급망, 특히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우리 자동차 산업(기업) 주도로 공급망 다변화 및 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을 주도할 수 있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세대를 30년이라고 한다면, 중국 중심의 세계 무역질서 확장 국면은 이제 종료됐다”고 평가하고, “과거 우리 산업정책의 방향성을 규정해 왔던 시대적‧구조적 전제들이 모두 전면적으로 교체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미래 30년을 내다보는 국가 新산업‧통상 전략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은미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미 제47대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던, 우리 경제와 산업 경쟁력의 재도약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대선 직후에는 액션 플랜이 가동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