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용위험 ‘빨간불’ 코로나 때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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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대기업 신용위험 ‘빨간불’ 코로나 때보다 더↑ 중소기업도 2년새 최고치까지 올라

기사입력2025-01-14 18: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은행들이 예상하는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코로나 위기 당시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역시 202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2024년 11월 하순부터 12월 초순 사이 국내 은행·상호저축은행·신용카드사·상호금융조합·생명보험사 등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다. 조사는 대출태도, 신용위험 및 대출수요에 대한 지난 분기 동향과 다음 분기 전망을 조사한 후 지수를 산출했다.

조사결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 등 모든 차주의 신용위험지수가 2024년 4분기보다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28로 어느 때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만 해도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1~2분기 각각 3, 3분기에 6으로 한자릿수였고, 4분기에 크게 상승했음에도 11에 그쳤다.

과거 추이를 봐도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한자릿수에 그친 기간이 많았다. 근래에 20을 넘은 시기는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인 2020년 2분기(23)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위기감이 고조됐던 2022년 4분기(22) 두차례가 있을 뿐이었는데, 이때도 새해 1분기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가계 신용위험도 상승…연체율↑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새해 1분기 들어 39로 2024년의 최고치(2분기 36)를 돌파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2분기(43)보다는 낮지만, 급격한 금리인상기였던 2022년 4분기(39) 이후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국내 은행들이 본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새해 1분기 들어 코로나19 위기 초기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중소기업은 2024년 연간 모든 분기에서 신용위험이 30을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에도 4분기에는 29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역시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은 역시 이점에 주목해 새해 1분기 중 기업의 신용위험이 “업황부진, 자금사정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업종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024년 9월 들어 0.65%까지 상승했다. 2022년 12월(0.32%)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 연체율은 같은 기간 0.41%에서 1.11%로, 석유화학은 0.40%에서 0.71%로, 숙박 및 음식점업은 0.47%에서 1.15%로 상승했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새해 1분기 들어 28로 반등했다. 2024년 1분기 33에서 4분기 22까지 축소됐지만, 새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도의 경우 “소득개선 지연, 채무상환 부담 지속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실제로 예금은행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2024년 9월(4.74%)부터 11월(4.70%) 사이 계속해서 4.70%를 웃돌며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같은 기간 4.19%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태도 강화에도 자금수요 더 늘어

신용위험 상승이 예상되자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는 건전성 관리 방향으로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금융기관들이 기업대출에 대해 “대내외 금융·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관리, 부동산·건설업 등 취약업종 중심의 여신건전성관리 등으로 강화”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대기업 대상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6으로 대출태도가 완화에 기울어 있었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강화 전망이 더 우세했다.

중소기업 대상 대출태도 지수 역시 -3으로 지난해 4분기(-17)보다는 완화되지만 여전히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출수요지수는 대기업이 지난해 4분기 0에서 올해 1분기 17로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 역시 지난해 4분기 8에서 올해 1분기 31로 치솟았다.

한은은 금융기관들의 대출수요에 대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업황부진 등으로 운전자금필요가 커지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대출태도는 강화를 지속할 경우 기업들이 체감하는 자금사정은 더욱 안 좋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