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예술 별자리*

작품으로 포장해, 돈에 끌려 다니는 예술을 풍자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1억4천만 원짜리 바나나㊦ 우리는 예술작품을 사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현대미술 작품은 반드시 사물일 필요가 없다. 카텔란의 ‘코미디언’은 바나나라는 사물을 판매하는 것이 ...
바나나를 회색테이프로 붙여 놓은 게 전부인 작품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1억4천만 원짜리 바나나㊤ 2019년 12월 초부터 갑자기 테이프로 물건을 벽에 붙이는 것이 유행처럼 온라인상에 번져갔다. 어떤 사람은 휴대폰을, 어떤 사람은 야구공을, 어떤 사람은 고구마...
장소특정 공공미술…그곳에 있을 때 의미 있다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기울어진 호㊦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는 공공미술 작품에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공공성과 작가의 의도가 충돌한 사건으로 공공미술을 말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된...
광장에 세워진 강철벽, 불편한 장애물일 뿐인가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기울어진 호㊤ 1985년 3월6일, 미국 뉴욕의 국제무역법원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 연방청사 광장에 세워진 강철벽을 이전할 것인지 말 것인지 찬반 의견을 듣는 공청회가...
카메라가 만들지 못한 색채와 인간의 감성 담다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앙리 마티스㊦ 초창기 사진 기술은 컬러를 표현하지 못하고, 오로지 흑백사진만 가능했다. 그래서 화가들은 흑백사진 기술이 표현하지 못하는 색채에 집중하는 면모를 보인다. 또한 색채와 ...
‘덕지덕지’ 추하게 문질러 놓은 ‘모자를 쓴 여인’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앙리 마티스㊤ 그 당시 대중들은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을 좋아했는데, 이렇게 강렬한 색채와 붓 자국이 두드러진 그림을 처음 접해본 것이다. 노란색과 초록색 물감으로 대강 찍어 발라 놓...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과오를 생각하는 장소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마야 린㊦ ‘베트남참전용사기념비’는 지면보다 낮게 패어 있어, 베트남 전쟁을 ‘부끄러움의 상처’로 느껴지게 했다. 과오를 인정하며 치유에 다가서게 한 것이다. 검은 화강암 벽은 현...
산 자는 죽은 자 이름 앞에서 울고 뺨을 비빈다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마야 린㊤ ‘베트남참전용사기념비’의 이같은 디자인이 선정됐을 때, 대중들은 격렬히 반대했다. 하지만 강단 있는 주체자의 의지로 그대로 추진되었고, 기념비가 만인에게 공개된 후에는 ...
독재권력의 경험을 희망 메시지로 작품에 투영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이반 나바로㊦ 위로 천국에 닿을 듯 솟아 있는 구조물이 아니라, 아래로 암흑에 묻히듯 파여 있는 구조물. 실재가 아닌, 착시. 무한히 확장된 공간이지만, 갇혀 있는 공간. 밝은 빛이 존재...
어두운 역사·현실을 고발하고 희망 보여주다 [안진국 미술평론가의 현대미술] 이반 나바로㊤ 밤이 되면 그 나라는 어둠이 지배했다. 정부는 전력을 차단해 어둠 속에 국민을 가뒀다. 그 시간, 통행은 금지됐다. 잔인한 군사독재 정부의 밤. 그 밤, 그 시간을 버텼던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