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작성 어떡해…‘표준계약서’부터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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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계약서 작성 어떡해…‘표준계약서’부터 검색 계약형태 결정하고, 관련 기관·협회 찾아서 나에게 맞게 수정

기사입력2018-09-26 02:30

고윤기 객원 기자 (kohyg7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변호사에게 자문을 의뢰하는 경우, ①계약서 작성 자체를 의뢰하는 경우　②‘특정 쟁점 없이’ 작성된 계약서를 전반적으로 검토 의뢰하는 경우　③‘특정 쟁점’을 위주로 계약서 조항의 검토를 요구하는 경우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가운데 특정 쟁점을 위주로 계약서 검토를 요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자문과 조언을 얻을 수 있다.

필자의 경험상, 회사가 건실하고 업무분장이 잘 이뤄지는 곳 일수록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서 자문을 요청한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비용부담 등의 문제로 변호사 사무실에 자문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경험 부족으로 인해, 상대방이 제시한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사인을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빈번하다. 잘못된 계약으로 인해, 아이디어를 도용당하거나 회사의 주요 정보자산이 유출되는 경우도 있다. 변호사 사무실에 자문을 받으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접근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 법률적 지식을 가진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때는 일단 ‘표준계약서’를 검색해 보기 바란다. 표준계약서라는 것은 특정 거래분야에서 표준적인 거래조건에 따라 성립되는 계약으로서, 거래의 모델이 되는 계약서식이다. 표준계약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국가기관에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사기업이나 각종 협회 등 비영리 법인에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계약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으면, 이 표준계약서를 토대로 상대방이 제시한 계약서를 검토하고 비교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표준계약서는 특정 거래분야에서 쓰이는 것 인만큼, 해당 분야의 관련업체가 만들어 놓는다. 그래서 이 표준계약서는 각 단체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반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단체에서 만든 것이냐에 따라 그 성격이 조금씩 달라진다.

광고와 관련된 표준계약서를 예로 들어 보자. 광고와 관련된 표준계약서는 출연자·모델 등이 속한 단체에서 만든 것이 있고, 반면에 광고주들의 모임이나 광고협회 등에서 만든 것이 있을 수 있다.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사인을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빈번하다. 계약하기 전 관련된 ‘표준계약서’부터 검색해 보는게 현명하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만약에 ‘모델 협회’ 등 모델이 주축이 된 단체에서 표준계약서를 만들었다면, 이 표준계약서의 성격은 어떤 것일까? 모델의 권익이나 권리 보호에 중점을 맞춘 계약서일 가능성이 높다. 협회의 구성원, 회비를 내는 사람은 모델이기 때문에,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협회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광고주 협회’ 등 광고주가 주축이 된 단체에서 표준계약서를 만든 경우, 당연히 광고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작성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듯 표준계약서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고 이익을 주도록 만들어진 계약서가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것을 잘 찾아야 한다. 어디서 만든 것인가에 따라, 내용이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 표준계약서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기본적으로 인터넷 검색이다.

구글, 네이버와 다음 등의 포털에서 검색을 하면, 공정거래위원회, 대한상사중재원, 코트라 등이 대표적으로 검색이 된다. 해당 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검색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예를 들어 수출과 관련된 계약서를 검색하려고 하면, 관련 기관인 코트라에 가장 많은 자료가 있다. 그 기관의 자료실을 중점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

그 외에 개별기관의 표준계약서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에는 각종 명목의 협회가 많다. 그리고 해당 협회에는 대부분 표준계약서 서식이 비치돼 있다. 내가 원하는 계약과 관련된 협회를 찾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 광고계약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 회사가 ‘광고주’일 때에는 광고주협회를 검색해 보고, 우리가 ‘모델’을 관리하는 경우에는 광고모델협회를 검색하는 방법이 편리하다.

표준계약서는 한 가지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하나의 표준계약서를 찾았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내면 안된다. 최소 2개 이상의 표준계약서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나한테 유리한 계약서뿐만이 아니라, 불리한 계약서도 찾아서 참고자료로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표준계약서는 계속해서 개정되고, 보충되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법률이 자주 바뀌고, 규제가 자주 바뀌는 분야의 계약서는 해당 법률이 반영된 계약서를 찾아서 사용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표준계약서를 찾은 것은, 내가 지금부터 체결해야 하는 계약의 큰 틀을 마련한 것이다. 찾는 과정이 좀 귀찮고 힘들더라도, 일단 표준계약서를 찾고 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도대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랐던 계약도, 표준계약서를 차분히 읽다 보면 차근차근 접근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내가 원하는 계약의 형태를 먼저 결정한다. 해당 계약이 관련된 분야의 유관기관을 찾는다. 예를 들어 하도급, 가맹사업과 관련된 유관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다. 다음으로 관련 협회, 사용자 모임 등을 찾아본다. 가맹사업의 경우 여러 가지 종류의 프랜차이즈 협회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자료를 토대로 표준계약서를 검색한다. 이제 검색된 표준계약서를 가지고, 이를 나에게 맞게 수정하면 된다.

이 표준계약서의 본질은 ‘계약서’다. 즉 법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은 수정해서 사용하면 된다. 가끔 이 표준계약서를 문구 하나라도 변동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표준계약서는 말 그대로, 거래의 표준 서식일 뿐 이를 따르지 않아도 무방하다.

변호사 사무실에 자문을 의뢰하더라도, 내가 표준계약서를 확보하고 계약내용을 이해하고 나서 자문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에 가장 근접한 자문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