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시간 없이 4시간 근무한 후 ‘반차’ 퇴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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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휴게시간 없이 4시간 근무한 후 ‘반차’ 퇴근하면 현행법상 위법…반차 사용 시에도 휴게시간 반드시 부여해야

기사입력2025-02-05 16:30

김현희 객원 기자 (cpla0324@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연차휴가를 분할해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반차’라고 한다. 전일제 근로자의 경우 4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하는 것을 ‘반차’, 2시간 사용을 ‘반반차’라고 부르는데, 온전한 하루가 아닌 ‘반차’나 ‘반반차’ 사용도 합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연차휴가는 원칙적으로 1일 단위로 규정되어 있으나, 당사자 간 합의가 있으면 하루를 나누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근기 68207-934, 2003.07.23.).

그런데 사업장에서 반차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근로자가 반차나 반반차를 신청한 경우 회사가 거부할 수 있을까. 최근 법제처 행정해석에 따르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없는한 반반차를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았다. 즉,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일 단위가 아닌 반반차 단위로 시기를 특정해 신청한 경우에도 사용자는 해당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 유급휴가를 보장해 줘야 할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단서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법제처 24-0775, 2024.11.20.).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은 회사에 있다.

반차제도 운영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휴게시간이다. 많은 사업장에서 반차시간 도중에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거나, 시업 또는 종업시간 바로 직전에 휴게시간을 부여해도 되는지에 대해 문의가 많다. 예컨대,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고 휴게시간을 12시부터 13시까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오후 반차를 사용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근무한 후 점심시간 이후 1시간 추가 근무하고 14시에 퇴근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점심시간 없이 4시간 연속해 근무 후 13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해야 하므로 반차를 사용할 때 4시간 연속 근무 후 퇴근하는 방식은 휴게시간 미부여가 되며, 이는 당사자 합의가 있더라도 동일하다.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휴게시간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1일 4시간 근무시 휴게시간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2023년도에 발표한 바 있으나, 현재 입법예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현행법 기준으로는 휴게시간 없이 4시간만 근무한 후 퇴근하는 것이 위법하며, 반차 사용 시에도 휴게시간을 반드시 부여해야 한다.

실제 병의원이나 약국 등에서는 4시간 근무 시 휴게시간 없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 사업장에서도 반차 사용시 시업 또는 종업시간이 문제되는 사례가 많다. 4시간 근무의 경우 근로자의 휴식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낮지만, 현행 휴게시간 규정으로 인해 사업장에 더 오래 체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근로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근로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입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