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정보공개제도 ‘제한적이고 형식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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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제도 ‘제한적이고 형식적’ 공개대상과 범위 확대해야…프랜차이즈 정보공개제도 확대 필요

기사입력2018-12-03 12:15

정종열 객원 기자 (ppibi8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길프랜차이즈연구원 정종열 대표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제도는 미국 프랜차이즈의 위기와 연원을 함께한다. 미국에서는 1950~1960년대 프랜차이즈가 급격하게 성장을 했다. 그러나 가맹본사의 폭리 그리고 허위·과장과 불공정 행위가 사회문제화 됐고, 1970년대 오일쇼크 등으로 밀·기름·설탕 등 주요 원재료 값이 폭등하면서 가맹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위기가 발생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가맹점주, 가맹본부)영역은 프랜차이즈 구매협동조합을 구축해 수익성을 높였다. 또 연방정부는 허위·과장과 불공정 행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규칙(FRANCHISE RULE)을 제정하고 정보공개제도를 도입하면서 상황을 개선시켰다.

구체적으로 가맹본사의 허위·과장이나 불공정 행위 등으로 문제가 심각해지자,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1978년에 규칙(Trade Regulation Rule)을 제정하고 1979년 10월21일부터 정보공개제도를 법제화해,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가맹사업계약 등을 체결하기 전 가맹사업과 가맹본사에 관한 일정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해 교부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다만, 프랜차이즈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연방거래위원회의 ‘프랜차이즈 규칙’으로 규제하나, 주별로 별도 규정이 존재한다. 각 주별로 정보공개제도, 정보공개서 등록제도와 정보공개서 제공제도를 혼용해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15개주에서 정보공개서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고, 가맹계약 체결 전 정보공개서를 가맹희망자에게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 제도는 제도적으로 강한 사업성(경쟁력)을 가졌으나, 공정성 문제가 발생한 프랜차이즈 문제를 사회성(공정성) 요소의 대표적 모델인 협동조합과 결합하고 제도적으로 정보공개제도를 통해 가맹본사를 견제하면서 극복한 것으로 평가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서 예비창업자가 창업 상담을 하고 있다.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사진=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우리의 경우 2002년 가맹사업법 제정 시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 제공의무를 규정한 이후 꾸준히 확대·강화하고 있다.

가맹사업법상 정보공개제도의 체계는 ▲정보공개 시 일정한 사항을 기재한 서면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공개서제도, ▲정보공개서를 감독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는 정보공개서 등록제도, ▲정보공개서를 가맹희망자 등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정보공개서 제공제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일반 공중에게 공개하는 정보공개서 공개제도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정보공개제도는 직전년도 등록된 정보공개서만 공개하는 등 공개사항이 제한적이고, 정보공개서 등록 시 형식적인 심사로 불법적인 내용이 담긴 정보공개서가 존재하는가 하면, 영업지역이 50m, 80m로 너무 좁아 비합리적인 내용이 여과 없이 등록돼 있다. 또한 매년 4월 정기변경에 대한 심사 및 공개가 지연돼, 2017년 현황정보의 경우 2018년 말인 현재도 미공개 자료가 있을 정도다.

정보공개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공개대상을 최초 등록된 정보공개서로부터 최근 등록 정보공개서 까지로 확대해야 한다. 또 공개대상 범위도 현재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연평균매출액에서 원가율·수익률 까지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보공개서 등록심사를 실질화해야 한다. 이와함께 현재 소수의 담당인원으로 지연처리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 변경등록 신청 후 3개월 이내 처리를 원칙으로 하는 등 현장에서 최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대리점 등 유통업의 경우, 제조업 분야의 산업화 이후 1990년대 대규모 자본이 대거 투입되며 기존 소규모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종속성을 강화시키며 불공정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현재 1990년대 초 진입기를 거쳐 2000년대 성장기, 2010년대 성숙기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들의 성장으로 재래시장과 중소 소매상은 물론 제조업체까지 위협받고 있으며,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판매 또한 급격히 증가하며 소규모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정보력의 격차와 허위·과장 등 불공정 행위를 해소하기 위해 대리점과 대규모유통업으로 까지 정보공개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