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스마트폰’은 안경?…AR에 AI기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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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넥스트 스마트폰’은 안경?…AR에 AI기능까지 메타의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통해 바라본 디바이스의 미래㊤

기사입력2024-11-01 12:00

지난 9월25일(현지시각), 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에서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을 공개했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오라이언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혁명”이라고 소개했다. 메타가 10년 동안 공들여 만들었다는 이 안경에 관해 살펴보고,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기기에 관해 전망해 보자.

메타의 오라이언은 현실세계에 가상의 시각 정보를 중첩해서 보여주는 풀 홀로그램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안경이다. 여기서 AR은 실제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이며,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을 이용해 3차원 입체 이미지를 표현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라이언은 메타의 언어모델인 ‘라마’를 탑재해 인공지능(AI)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안경…‘오라이언’

생김새부터 살펴보자. 오라이언은 우리가 쓰는 뿔테 안경과 흡사하다. 무게도 98g으로 비교적 가볍다. 흔히 스마트 안경이라 하면 육중한 디자인의 VR(가상현실) 고글이나 헤드셋을 떠올리기 쉬운데, 오라이언은 일반적인 안경과 유사해 일상에서 보다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의 VR 고글이나 헤드셋이 가상현실을 통해 주로 교육이나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했다면, 메타의 오라이언은 홀로그램을 입힌 실제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이 다르다. 오라이언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약 2시간이다.

오라이언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크게 안경테와 렌즈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안경테는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전자기기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고르게 분사하며 무게도 가볍다. 안경테에 내장된 카메라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안경다리에 내장된 마이크로 LED는 사용자의 눈 앞에 홀로그램 그래픽을 비춰주는 역할을 한다. SF 영화를 보면 주인공 앞에 투명한 스크린이 나타나고, 주인공이 다양한 작업을 척척 수행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이것이 현실화될 수 있는 셈이다.

렌즈는 실리콘 카바이드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실리콘 카바이드는 규소와 탄소로 이루어진 물질로, 가볍고 단단하며 굴절률이 높다. 굴절률이 높은 렌즈는 두께가 얇고, 주변부 왜곡이 덜 발생해 보다 자연스럽게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오라이언은 현재까지 나온 스마트 안경 중 가장 큰 70도의 시야각을 제공한다. 메타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에 실리콘 카바이드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오라이언을 시연하고 “추적 성능이 좋고, 밝기와 색상 대비, 시야 확보가 탁월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오라이언을 착용하면 나타나는 시야. <출처=메타 홈페이지>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긴다. 가볍고 작은 안경만으로 AR부터 AI까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 걸까?

오라이언은 단독으로 작동하지는 않으며, 근전도 손목 밴드와 소형 무선 컴퓨터 장치까지 총 3개의 기기가 한 몸이 되어 움직인다. 소형 무선 컴퓨터 장치인 ‘퍽’은 안경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안경과 3.6m 이상 떨어져서는 안 된다.

근전도 손목 밴드는 팔찌 형태를 하고 있다. 근전도(Electromyography, EMG)란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뜻한다. 메타는 오랫동안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연구했는데, 이를 오라이언의 밴드에 적용했다. 이 밴드는 손가락의 미묘한 움직임을 감지해,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사용자 눈 앞에 펼쳐진 가상화면을 움직이고 클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용자는 화면을 조작하기 위해 손을 바깥으로 꺼낼 필요가 없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어도 제스처 인식이 가능하며, 화면에 있는 항목을 클릭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다.

오라이언을 구성하는 안경, 소형 무선 컴퓨터 장치, 근전도 손목 밴드. <출처=메타 홈페이지>

오라이언은 AR 기술로 시야를 바꿔줘서 주변의 모든 공간을 나만의 작업공간으로 바꿔주며, 화상 전화, 문자, 인터넷 검색, 영상 시청 등을 지원한다. AI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메타의 시연 영상에는 오라이언을 착용한 사용자가 냉장고 문을 열자, 오라이언이 냉장고에 들어 있는 재료들을 인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용자가 AI에게 추천 요리를 묻자, AI가 해당 재료들을 이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준다. 번역 기능도 갖췄다. 해외에서 오라이언을 착용한다면 외국어로 적힌 간판이나 메뉴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